"혁신 제3 물결은 '인간의 욕구'..게이미피케이션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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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인 위카이 초우 옥탈리시스그룹 창업자는 3월 30일 '이코노미조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게이미피케이션 컨설팅 고객이 평소보다 4~5배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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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Interview> 위카이 초우 옥탈리시스그룹 창업자
어떤 게임에 한 번 빠지면 식사를 거를 만큼 몰입하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도전-경쟁-성취-보상-관계로 이어지는 게임 메커니즘이 만들어낸 ‘사용자 홀리기’는 그 위력이 엄청나다. 이 메커니즘을 직무 훈련 등 기업의 인사관리에서부터 패션·공연·헬스·공공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한 사례들은 모두 재미를 매개로 때로는 직원의, 때로는 고객의 몰입을 유도한다. 많은 전문가가 비대면 사회에서는 재미의 가치를 잘 다루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한다. ‘이코노미조선’이 게이미피케이션을 주목하게 된 이유다. [편집자 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평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는 회사들이 있다. 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 작동 원리와 구조 등을 적용해 상대방의 행동을 의도한 방향대로 이끄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게임화) 컨설팅 기업 옥탈리시스(Octalysis)도 그중 하나다. 세계적인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인 위카이 초우 옥탈리시스그룹 창업자는 3월 30일 ‘이코노미조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게이미피케이션 컨설팅 고객이 평소보다 4~5배 늘었다"고 했다.
초우 창업자는 2012년 옥탈리시스를 설립해 개인과 기업 등에 게이미피케이션 전략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구글, 레고, 테슬라, 우버, 폴크스바겐, 이베이, HTC,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컨설팅했다. 현재는 대만 스마트폰 제조 업체 HTC 크리에이티브랩 책임자도 맡고 있다. ‘옥탈리시스 툴’ ‘게이미피케이션 실전 전략’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40~50년 전에는 혁신을 위해 하드웨어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게 중요했고, 20~30년 전에는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이 필요했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후에도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자 10년 전부터는 혁신의 초점이 기술에서 사람으로 옮겨갔다"고 했다. 초우 창업자는 "결국 인간의 욕구가 혁신의 제3 물결로 떠올랐다"며 "이를 충족시켜주는 것 중 하나가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했다. 회사 이름 옥탈리시스는 8각형을 뜻하는 옥타곤(octagon)에서 따왔다. 그는 사람들이 게임에 몰입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을 강화하는 8가지 요소를 분석해 이를 ‘옥탈리시스 분석툴’이라 명명했다. 8가지는 △성취감 △동기 부여 △창의력 자극 △사회적 관계 △예측 불가능성 △손실과 위험 회피 △소유욕 △주인의식이다.
성공적인 게이미피케이션 전략 비결은.
"포인트를 주고, 도장을 찍어준다고 무조건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이 효과를 보는 건 아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을 이끄는 인간의 핵심 욕구를 자극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옥탈리시스 분석툴이 제시하는 8가지 핵심 요소가 모두 게이미피케이션에 적용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8개 중 하나만 강력해도 성공적인 게이미피케이션 결과를 낼 수 있다. 단, 게이미피케이션을 디자인할 때 8가지 요소를 어떻게 조합하는지가 중요하다. 소유욕, 위험 회피, 예측 불가능성 요소가 조합을 이룬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은 경험 후 부정적 감정을 야기한다. 좀비로부터 벗어나는 게임을 상상해봐라. 반대로 성취감, 동기 부여, 창의력 자극으로 디자인된 전략은 경험 후 긍정적인 감정이 남는다. 또 성취감, 주인의식, 소유욕 요소는 재미는 없더라도 목표 달성 같은 외적 동기를 자극하지만 창의력 자극, 사회적 관계, 예측 불가능성 요소는 성과보다는 단순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게이미피케이션과 게임의 가장 큰 차이는.
"게임은 단순히 재미를 주지만, 개인의 삶을 개선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게이미피케이션은 우리가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일을 쇼핑하고 영화 보듯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추가 가치를 생산한다는 의미다. 가령 홈 트레이닝 업체 ‘펠로톤(peloton)’은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해 지루한 실내 자전거 운동을 즐기며 할 수 있게 설계됐다. 자전거를 구입하고 구독료를 내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데, 사용자는 화면을 보면서 강사를 따라 운동하면 된다. 사용자의 운동 기록을 강사에게 보내고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체육관에 못 가는 우울한 상황에서 재미나게 다른 사람과 함께 운동하는 느낌을 준다. 동시에 건강도 증진시킬 수 있다."
게임 중독에 대한 부정적 시선 때문에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편견도 있다.
"게임을 수 시간 하면 안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가치를 개선시켜주는 게이미피케이션은 중독될수록 좋다. 운동도, 게임을 통한 학습도 많이하면 오히려 좋지 않은가."
잘못된 게이미피케이션 디자인 사례는.
"미국 상위 10위권에 드는 대형 슈퍼마켓 A사는 고객의 줄을 단축시키고자 직원들이 계산을 더 빨리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A사는 계산대 화면에 직원들이 얼마나 빨리 바코드를 스캔하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또 동료들과 비교해 얼마나 빠른지 점수도 뜨게 했다. 게임의 도전과 경쟁 요소를 활용한 결과, 실제로 직원들의 계산 속도가 빨라졌다. 고객 줄도 짧아졌다. 큰 성공 같아 보였지만, 아니었다. 직원들은 바코드를 빨리 찍는 데만 집중해 고객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 결국 득보다 실이 컸던 셈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이 어떤 기회를 제공할까.
"재무, 적금, 헬스케어, 교육 등 중요하지만 지루하게 느껴져온 산업에 게이미피케이션은 기회가 될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유통, 항공사 입장에서는 스토리텔링을 잘하려면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 혁신 기업은 모두 스토리텔링에 능하다. 나이키는 비싼 신발을 사라고 마케팅하지 않는다. ‘Just Do It(그냥 한 번 해봐)’이라는 메시지로 소통한다. 애플은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라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쓴다. 미쳐야 세상을 바꾼다는 메시지다."
코로나19 영향은.
"소비자 측면에서는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고립감을 느낀 상황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은 이들에게 일종의 해방감을 줬다. 격리된 상황에서 운동을 하고 배움을 얻고 사람 간의 관계를 개선시키는 큰 역할을 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은 필수다. 예전에는 대기업이 급하게 혁신할 필요가 크게 없었다. 하지만 기업은 코로나19 같은 위기로 시장이 무너지면 혁신을 고민한다. 혁신에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이 해법이 될 것이다."
게임사는 게이미피케이션보다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게 더 이익 아닌가.
"게임 회사는 아무래도 게이미피케이션 디자인 능력이 탁월하다. 게임 회사에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 그 이상의 모든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기회다. 물론 선보이는 게임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 게임만 개발하는 게 수익이 크다. 하지만 게임은 인기 있는 상위 세 개 정도만 수익성이 높지 나머지는 아니다. 경쟁이 극심하다. 수많은 연습생과 치열하게 싸워 1명의 세계적인 팝스타를 탄생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느냐. 하지만 게이미피케이션은 산업에 약간의 변화만 줘도 수익이 남는다."
게이미피케이션이 디지털 트윈(현실 세계 사물 등을 가상 세계에 구현), 메타버스(현실과 가상 공존하는 3차원 세계)와 같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디지털 트윈이다. 메타버스는 게이미피케이션의 수많은 예시 중 하나다."
한국의 게이미피케이션 수준은.
"한국은 게임 시장에서 선두에 있다. 미국에서 게임을 잘하는 사람에게 한국말로 ‘고수’라 부르는 것도 이런 성과 때문이다. 한국인은 뭔가를 하면 매우 열정적이다. 게임에서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게이미피케이션 시장도 충분히 이끌 수 있다고 본다."
-더 많은 기사는 이코노미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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