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객석 경계 없이 공연장 전체가 들썩..이 작품 뭐지?

윤종성 2021. 4.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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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은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이다.

화려한 무대와 아름다운 의상, 매혹적인 퍼포먼스, 일렉트로닉과 클래식이 뒤엉킨 신선한 음악 등으로 160분 러닝타임을 꽉 채운 이 작품은 보면 볼수록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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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그레이트 코멧' 관람 팁6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은 지금껏 경험한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이다.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어떤 장면이 펼쳐질지 상상조차 힘들다. 화려한 무대와 아름다운 의상, 매혹적인 퍼포먼스, 일렉트로닉과 클래식이 뒤엉킨 신선한 음악 등으로 160분 러닝타임을 꽉 채운 이 작품은 보면 볼수록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간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그레이트 코멧’의 관람 팁을 짚어봤다.

유니버설센터 대극장을 개조해 만든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의 무대는 온통 붉은 색으로 가득하다(사진=쇼노트)
시선에 자유를 줘라

이 작품에 정형(定型)은 없다. 네모 반듯한 무대는 물론, 무대와 객석의 경계마저 없앴다. 꼭꼭 숨어 있던 오케스트라는 무대 위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돼 있다. 배우들은 당신의 앞과 뒤, 좌, 우, 심지어 위에서 쉴새 없이 출몰한다. 일반적인 공연처럼 정면만 응시했다가는 난감할 수 있다. 다 같이 한 곳을 바라보지 않고, 각자 취향껏 보고 싶은 장면을 골라보도록 연출한 작품이다. 시선에서 자유로워진다면 일반적인 서사를 따라가는 즐거움, 그 이상을 만끽할 수 있다.

왜 온통 붉은 색일까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그레이트 코멧’은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다. 7개의 원형 무대부터 카펫, 의자까지 공연장 내부를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인 것은 러시아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 2012년 뉴욕 초연 당시에는 극장 전체를 붉은 천으로 감쌌다. 그런 의미에서 이국적이면서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유니버설아트센터만큼 어울리는 장소도 드물다.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에서 피에르 역의 케이윌이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다(사진=쇼노트)
‘피에르’는 지휘자다

성스루(sung-through,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 뮤지컬이기에 ‘피에르’(홍광호·케이윌)가 많은 노래를 부를 거라 기대했다면 초반에 조금 당황할 수 있다. ‘피에르’는 아코디언 연주로 극을 연 뒤, 30분 이상 노래가 없다. 피에르는 극을 끌고 가기보다, 공연을 열고 닫는 지휘자에 가깝다. ‘피에르’는 마지막 장면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그가 ‘그레이트 코멧 오브 1812’넘버를 부르며 공연을 끝내는 모습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성스루’는 배우들이 대사를 주고받는 것보다 전달력이 떨어져 줄거리를 모른다면 극을 따라잡기 힘들 수 있다. 작품의 메시지 정도는 알고 봐야 한다. 극의 뼈대가 된 ‘전쟁과 평화’ 제2권 5장은 나타샤와 피에르가 여러 시련 끝에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지점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되고, 하늘 위로 혜성이 지나가며 새로운 삶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을 다룬다. 또 이들 못지 않게 중요한 인물이 ‘아나톨’이다. 이충주, 박강현, 고은성은 끊임없이 추파를 던지며 ‘나타샤’(정은지·이해나)를 흔드는 ‘아나톨’을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에서 로빙뮤지션들이 무대를 옮겨다니며 연기와 악기 연주를 병행하고 있다(사진=쇼노트)
들어는 봤나, 로빙 뮤지션

연주 앙상블이 주인공 못지 않게 빛난다. 무대와 객석을 옮겨다니며 연기와 악기 연주를 병행하는 이호진, 박형규, 유성재, 홍경아(이상 기타), 허재연, 고예일, 이정은(이상 바이올린), 강수정, 김성희(이상 아코디언), 김지유(비올라), 권기중(클라리넷) 등 11명의 ‘로빙 뮤지션’이 끊임없이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 ‘움직이는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수준급 연주 실력에 노래·연기·춤까지 갖춘 ‘팔방미인’들이다.

이것이 ‘이머시브’다

코로나19로 많이 덜어 냈는데도 ‘이머시브’(immersive, 관객참여형) 매력 요소가 차고 넘친다. 배우들의 동선이 객석까지 연결돼 초근접 거리에서 배우들이 관객과 눈을 마주치며 노래하고 춤춘다. 소극장 공연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밀착감이 있다. 코로나19가 아니라면 최고의 쇼가 됐을 작품이다. 제작사인 쇼노트 송한샘 부사장은 “관객들과 팔짱 끼고 춤추고 장난치면서 즐기는 공연”이라며 “코로나19로 준비한 것의 80%도 보여주지 못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공연은 5월 3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5만~14만원.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의 마지막 장면. 피에르가 ‘그레이트 코멧 오브 1812’넘버를 부르고 퇴장하고 있다(사진=쇼노트)

윤종성 (js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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