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그늘' 너무 컸나..국민의힘 중진 vs 초선 갈등 조짐

최동현 기자 2021. 4.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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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야권 재편' 첫발부터 난항에 빠져들고 있다.

밖으로는 국민의당과 합당 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고, 안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싼 '내부 갈등' 조짐이 새어 나오고 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이제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두 사람은 김종인과 윤석열"이라며 "윤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면 (김 전 위원장)이 롤을 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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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安 건방지다" 하자..중진들 "태상왕이라도 되나" 반발
초선 "김종인 대체할 인물 있나"..사그라들지 않는 '재추대론'
4.7 재보궐선거를 마지막으로 퇴임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을 마지막으로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1.4.8/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이 '야권 재편' 첫발부터 난항에 빠져들고 있다. 밖으로는 국민의당과 합당 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고, 안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싼 '내부 갈등' 조짐이 새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을 11개월가량 앞두고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준비에 돌입했다.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당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 '김종인 재추대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면 '내분'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내 당권 주자와 중진을 중심으로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건방지다"고 깎아내리면서 '자강론'을 강조한 게 발단이 됐다.

홍문표 의원(4선)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독선, 오만과 김종인 전 위원장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사사건건 앞으로도 '감 놔라 배 놔라' 하면 이 당이 누구 당이냐, 300만명의 당이다. 우리가 잘해 나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3선)도 "태상왕이라도 된 거냐. 무슨 미련이 남아 그토록 독설을 퍼붓는지 모르겠다. 당이 붙잡아주지 않아 삐친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해진 의원(3선)도 "우리의 승리라고 하더라도 범야권의 승리지, 국민의힘만의 승리라고 할 수 없다"며 "선거 과정에서 안 대표 등 중도세력이 큰 힘이 됐음은 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원외에 있는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선거는 3자로 해도 이겼다는 둥, 국민의힘만 자강해야 된다는 둥, 무슨 잠꼬대를 하는가"라고 직격했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을 옹호하는 '친(親) 김종인파'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압승으로 이끈 공로를 높이 평가하는 수도권 초선 의원들이 대다수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야권 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때부터 '철새'가 얼마나 많았나"라며 "당 안팎에서 방해와 외압이 들어왔지만, 김 전 위원장이 현명하게 중심을 잡은 덕에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이제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두 사람은 김종인과 윤석열"이라며 "윤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면 (김 전 위원장)이 롤을 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무게를 실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서 김 전 위원장을 "구태 정치인"이라고 비난한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을 겨냥, "사과하지 않으면 공개적으로 더 크게 문제 삼겠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정계에 입문할 경우 국민의힘으로 합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성인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에 입당해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43.1%로 가장 높았다.

또 다른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대선 국면까지 뚜렷한 주자를 내놓지 못한다면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의 '킹메이커'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8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만나보고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가서 도와줄지 판단하겠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김 전 위원장이 떠난 뒤 당권 경쟁에 나선 의원만 10명이 넘지만, '김종인의 정치력을 능가할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함께할 경우 당내 리더십이 두 사람에게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내부 분열이 표면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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