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없는 대전 학원·학교발 코로나19..교육당국 책임론 불거져
16개중·고교서 68명 감염..학생들 마스크 착용 소홀 드러나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지역 학원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일선 학교로 빠르게 확산 중인 가운데 교육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중·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마스크 착용 수칙을 지키지 않는 등 일선 학교에서의 감염병 관리에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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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부터 대전 동구의 한 보습학원에서 중·고교, 연기·보컬학원 등으로 이어진 코로나19 확진자는 11일 기준 10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이번 학원·학교발 집단감염 확진자와 접촉한 10대 3명이 11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자가격리 중이던 고교생이 2명이고, 연기·보컬학원에 다니던 중학생 1명이다. 이에 따라 대전의 학원과 학교를 매개로 한 확진자는 95명으로 늘었다. 이들 중 68명이 16개 중학교와 고등학교 재학생들이다.
대전 동구 가양동의 한 보습학원 강사 1명과 학원에서 그를 직접 접촉한 중고생 11명이 잇따라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학교와 연기·보컬학원 등으로 n차 감염이 번지고 있다. 특히 일부 중·고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하는 등 일선 학교에서 감염병 관리에 허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발생학교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일부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일명 ‘턱스크’를 한 채 이동하는 모습이 찍혔다. 당시 대전에 적용된 거리두기 1.5 단계에서는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생활 방역 지침에도 사람간 2m, 최소 1m 거리두기를 권장하고 있다. 영상 속 학생들은 마스크를 벗거나 턱스크를 한 채 몸이 맞닿을 정도로 밀접하게 붙어 이동하고, 친구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10여명이 좁은 복도에서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도 나왔다.
충청권 질병대응센터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일부 학원과 학교에서 채취한 코로나19 환경 검체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A고교에서는 15곳 중 9곳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B고교에서는 8곳 검체 중 학생 책상 1곳에서, 확진자 12명이 나온 연기·보컬학원에서는 전등 스위치와 복도 의자에서 바이러스가 나왔다.
대전시 관계자는 “학생들이 교내에서 지켜야 할 마스크 착용 등 수칙을 지키지 않았는데 학교에서 지도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장시간 학생들끼리 함께 있다 보니 접촉이 많아지고,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교조 대전지부는 “코로나19 10대 확진자가 속출하는데도 대전교육청의 대응은 한발 늦거나 우왕좌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8월부터 코로나19 대응전담팀을 꾸려야 한다고 촉구했고, 최소한 보건 장학사만이라도 배치해 혼선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전교육청은 그간 ‘비상대책본부가 그 일을 잘하고 있다’고 했지만 학교방역과 등교·원격수업, 학사일정, 학원·교습소 관련 등 각 부서별 업무를 나열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대전교육청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채 늘 ‘뒷북’만 치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전담부서나 인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전담조직이 없지 않다. 교육청 내 비상대책반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메뉴얼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하다 보니 여러 시각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전교육청은 13~16일 유치원을 포함한 초·중·고 모든 학교에 대한 방역현장 전수 점검하기로 했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이번 전수점검을 통해 학교의 기존 방역체계 및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보완해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환 (pow1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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