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쟁탈전' 돌입한 野..복잡해지는 '통합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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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야권이 '통합'에서 '자강'으로 기류가 선회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가 공전하자, '선(先) 전당대회 후(後) 합당'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고,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창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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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尹도 함께하는 틀 만들자" 창당 시사..셈법 제각각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보수야권이 '통합'에서 '자강'으로 기류가 선회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가 공전하자, '선(先) 전당대회 후(後) 합당'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고,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창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야권은 대통합이 정권교체의 필수조건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지만, 그 셈법은 제각각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면서, 범야권 진영 간에 '윤석열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합당 문제를 놓고 '밀당'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14일까지 통합 전당대회를 치를지 여부에 대해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국민의당은 내부 의견을 모을 시간이 필요하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12일 "국민의당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견을 요청한 상태"라고 했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오늘부터 시도당부터 시작해 당원들의 의사를 묻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거리를 뒀다. 국민의당은 의견 수렴에 최대 3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합당보다 전당대회가 먼저'라는 자강론이 힘을 얻고 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조금 이따가 (합당을) 하고 싶어 하는데 존중해드리는 게 맞다", "당이 빨리 자강하고 쇄신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 점퍼를 입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합동 유세에 나섰던 금태섭 전 의원도 '따로 행보'를 공식화했다. 그는 지난 12일 "윤 전 총장 같은 분도 정치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여야 각당의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 별도 창당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금 전 의원은 통화에서 "대선이 가깝다는 것이 변수라 놀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면 움직여 볼 생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는 "내년 대선은 지금의 국민의힘으로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보수야권이 '대통합'에서 '각자도생'으로 방향을 튼 배경에는 윤 전 총장이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야권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을 먼저 포섭하는 쪽이 야권 통합 논의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셈법이 숨어있다는 설명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야권 통합이 이뤄지면 안 대표나 금 전 의원은 이대로 통합할 경우 자신들의 세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며 "안 대표는 안 대표대로, 금 전 의원은 금 전 의원대로 제3지대에서 윤 전 총장과 손을 잡고 자신의 주가를 띄우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당분간 야권이 통합보다는 각자도생 양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야권은 각자 정치공학적으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등에 업으려 할 것이고, 윤 전 총장도 나름의 계산을 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야권이 '윤석열 바라기'로만 일관하다가는 통합 시너지가 반감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 교수는 "윤 전 총장은 아직 아무런 메시지가 없는데, 야권이 오로지 윤 전 총장에만 의존하는 모습이 비치면 유권자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며 "시너지가 떨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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