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 통폐합 속 금소법까지..창구는 '몸살'
은행들, 온라인 가입 권유..비대면 가속화될 듯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금융권 영업 현장의 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점포 통폐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금소법까지 시행되면서, 대폭 늘어난 업무량에 호소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창구 직원은 "지점 통폐합이 되면서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들이 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라며 "그런데 금소법까지 시행되면서 고객당 업무 처리 소요 시간이 2~3배가 늘어난 데다 민원까지 밀려들면서 사실 감당이 안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은행 직원도 "그나마 시행 이후에 예·적금 상품과 청약통장 등은 (설명의무 적용에서)예외가 됐지만 초기 며칠간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며 "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는 금소법은 소비자보호는커녕 업무방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금소법은 일부 금융상품에 한정해 적용되던 '6대 판매규제(적합성 원칙·적정성 원칙·설명의무·불공정영업행위 금지·부당권유금지·광고규제'를 원칙적으로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이 판매원칙을 위반할 경우 최대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적합성·적정성 원칙을 제외한 4개 규제 위반에 대해서는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이 부과되는 등 강한 제재를 받게 된다.
이처럼 규제가 대폭 강화됐음에도 세부적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시행하다 보니 현장에서는 연일 혼선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설명의무 강화로 일단 펀드 등에 가입하는 시간이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금융사들 뿐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누구를 위한 법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은행들은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 확대와 중복점포 정리 차원에서 점진적으로 은행 지점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어, 특정 점포에서 업무가 지연되고 대기가 길어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은 비대면 거래 급증과 올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언택트 가속화 등으로 인해 영업점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 304개의 지점을 통폐합했다. 이는 지난 2017년(312개) 이후로 3년 만에 가장 많은 숫자다.
그러나 한 은행 직원은 "은행 점포 폐쇄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적어도 사전에 법 시행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예상했어야 한다"며 "그런데 시행 전날에야 급하게 시행세칙을 주고 밤새 외워서 대응하라고 하니 금융사도 고객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금소법 시행 이후 한시적으로 중단했던 일부 비대면 서비스가 정상화되면, 이러한 문제는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은행들은 금소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고객들에 가급적 비대면으로 처리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서비스에 가입할 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상세히 설명을 해야하는 절차를 건너뛸 수 있어 대출 등 비대면 가입이 가능한 상품은 가급적 온라인으로 처리할 것을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당초 계획한 지점 통폐합은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라며 "금소법과 관련해 오프라인 창구에서 현재 비예금 상품에 대한 설명위무, 녹취 등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당국과 이 부분에 대한 간극을 좁혀나가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비대면에 생소한 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은행들에 지점 통폐합 관련 속도 조절을 주문하고 나선 상태다.
금융당국은 점포폐쇄를 통지하는 시기를 최소 1개월 이전에서 최소 3개월 이전으로 앞당기고, 이 기간 총 2회 이상 고객에게 통지토록 했다. 또 점포 폐쇄 전 사전영향평가를 수행하고, 전체 점포수 외에도 국내지역별 영업점 신설·폐쇄 관련 세부 정보를 매년 공시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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