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SK 분쟁 타결 뒤에 청와대·백악관 물밑 접촉 있었다
[경향신문]
벼랑 끝으로 치닫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분쟁이 지난 11일 전격 타결되기까진 청와대와 미국 백악관의 고위급 채널 간 물밑 접촉이 적잖은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선 기업인 출신인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호승 신임 정책실장이 적극 중재에 나서 합의 도출에 힘을 썼다는 후문이다.
12일 여권에 따르면 이 실장은 경제수석이던 지난달 26일 백악관 고위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LG·SK의 배터리 분쟁을 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조정해 합의가 도출되도록 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청와대에선 LG CNS 부사장 출신으로 LG 쪽 인맥이 두터운 유 실장과 지난달 29일 정책실장으로 승진한 이 실장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상공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대한상공회의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유·이 실장을 직접 소개하며 “기업인들과 활발히 만나 대화하는 게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이 실장은 지난 7일 대한상의를 다시 찾아 최 회장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백악관의 경제 채널 간 소통 후 유·이 실장이 보름여간 물밑에서 양사를 접촉해 중재를 시도한 끝에,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대한 수용 여부 확정을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합의가 도출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2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으로 성장해 온 LG(LG에너지솔루션)와 SK(SK이노베이션)가 모든 법적 분쟁을 종식하기로 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며 “양사의 합의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내의 산업생태계 구성원들이 경쟁하면서 동시에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협업하는 것이 국익과 개별 회사의 장기적 이익에 모두 부합한다”며 “정부도 전략산업 전반에서 생태계와 협력체제 강화의 계기가 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배터리 분쟁 해결에 적극 관여한 데에는 한국 배터리 산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점을 고려하는 동시에, 바이든 미 행정부의 경제 현안 해결에 적극 협력함으로써 한·미 공조 의지를 과시하고 북핵 문제 등 외교 현안에 대한 미국 정부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의도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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