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실전처럼 교전하고 지형 익혀..'가상 전장훈련' 체계 보급 앞장

송광섭 2021. 4. 13.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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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방위산업 ◆

T-50 고등훈련기 시뮬레이터. 지형과 기상 조건이 실제와 동일하게 구동되고 있는 T-50 시뮬레이터의 화면 모습. [사진 제공 = 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차세대 훈련체계 기술로 주목받는 '합성전장훈련체계(LVC)'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이를 위해 올해 3월에는 8개 협력업체와 LVC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LVC는 실기동 모의훈련(Live), 모의 가상훈련(Virtual), 워게임 모의훈련(War game Constructive)이 상호 연동된 최첨단 훈련체계를 의미한다.

LVC 시장은 미래 성장산업으로 규모가 수십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기술을 접목해 높은 몰입감을 제공하는 한편, 훈련 효과가 높아 저비용으로 대규모 연합훈련이 가능한 미래형 훈련체계로 세계 방산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한국군은 스마트 국방 혁신의 일환으로 LVC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다. 국방부는 '2020년 국방백서'를 통해 각 훈련체계를 통합하는 합성훈련 환경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육해공군도 워게임 모의훈련의 일종인 모의 시나리오 개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전자장비와 무장을 탑재한 최신예 전투기가 등장하면서 정교한 훈련체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첨단 훈련체계는 조종사와 정비사의 양성 기간을 단축하고 교육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KAI는 그동안 T-50 고등훈련기, KT-1 기본훈련기 등 기종마다 조종 시뮬레이터와 정비 훈련장비 등 훈련체계도 함께 개발해 패키지로 수출해왔다.

특히 T-50 시뮬레이터는 실제 비행과 가장 가까운 가상현실을 구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성을 통해 입수된 항공 영상의 지형 고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종석 앞 화면에 지형과 기상 조건이 실제와 동일하게 구동되면서 지형 조건을 정확하게 재현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KAI는 국내외 16개 기지에 50세트 이상의 훈련체계를 납품했다. 2016년부터 자체 연구개발(R&D)과 위탁연구용역 사업을 통해 항공기·시뮬레이터·모의 전투 시나리오 간 연동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개발 중인 소형무장헬기(LAH)에 마일스(MILES) 장비를 통합해 실제 발사 없이 레이저를 활용한 가상 모의 교전훈련을 수행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LVC 체계 통합 가능성을 입증했다. KAI는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와 LAH 훈련체계도 개발할 계획이다. 각 군을 위한 맞춤형 LVC 개발을 통해 효율은 물론 전력 증강을 위해 기여할 것이고, 국방훈련체계의 대표 기업으로 LVC 분야를 선점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LVC를 활용한 군사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미 공군은 DMO 연동체계를 활용해 가상현실 중심의 LVC를 운영 중이다. DMO는 지리적으로 분산된 미 공군 임무훈련센터와 전투공군을 네트워크로 연결한 군사훈련 환경을 말한다.

미래 전장에서는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고 전장 상황을 동기화하는 체계 간 상호 연동성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망을 기반으로 즉각적이고 민첩하게 정보를 나누고 분석할 수 있는 유무인 복합운영체계(MUM-T)는 전술체계의 미래이자 기존 헬기 운용 방식을 새롭게 바꾸는 계기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6월 합동참모본부는 '유무인 전투기의 공대공 복합 운용 개념·요구 능력 분석' 연구용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유무인전투기 복합체계 소요 추진 시 작전요구성능(ROC) 설정과 소요량 판단 등에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MUM-T는 유인과 무인 자산이 데이터링크를 통해 서로 한 팀을 이루는 것이다. 가령 아파치와 MQ-1C 무인기 간 복합 운용이 대표적이다. 미 육군에서는 이미 아파치와 무인기 간 복합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현재 한국 육군은 유무인 복합운영체계를 신속시범획득사업 등을 통해 조기 전력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LAH와 국내 개발 무인기(UAV)를 연동시켜 지상통제소에서 운용하는 무인기가 정보를 수집해 LAH에 전달하는 것이 작전 수행에 활용될 수 있다. 향후에는 LAH 후방 공간에 캐니스터(발사관) 발사형 드론을 탑재해 정찰 및 타격용으로 운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드론이 발사되면 군집·자율비행을 통해 내장된 광학 추적기로 정보 수집과 좌표 지점을 알려주는 한편 타격까지 가능해질 수 있다.

KAI는 미래 산업 분야의 기술 확보를 위해 세계 유수의 선진 업체들과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LAH에 무인기를 탑재해 유무인 복합운영체계를 시현하기 위해 이스라엘 IAI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향후 KAI는 해외 업체와 협력을 통해 MUM-T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올해 안으로 LAH에 실제 무인기를 탑재해 MUM-T 구현 가능성을 시도하는 지상 데모 시현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선행 연구를 통해 발사형 캐니스터 혹은 투하형 캐니스터 등 구체적인 LAH MUM-T 운용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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