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실과 동떨어진 文 백신 자화자찬, 靑은 지금 정상인가

조선일보 2021. 4. 1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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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노력과 대비책으로 백신 수급 불확실성을 현저하게 낮추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실 전망과는 너무 동떨어진 인식이라 대체 어떤 보고를 받고 이런 말을 하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하루 4만명 정도밖에 접종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하루 115만명까지 접종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는데 백신이 없어 매일 찔끔 접종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2.3%)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뒤처져 있는 데다 최근에는 확진자 수가 600~700명대를 넘나들어 ‘4차 대유행’의 위기에까지 놓여 있다.

더구나 올 상반기 우리나라 주력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는 혈전 등 안전성 문제로 30세 미만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자유로운 일상은 언제쯤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 두기 같은 조치를 연말까지는 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공언해온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은 사실상 어렵다는 말이다.

문 대통령은 “이달부터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생산이 시작되고 상반기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도 확보했다”며 “3분기까지 2000만 회분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렇게 되면 다행이다. 그러나 노바백스는 아직 미 FDA 등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지 못했다. 아직 개발 중인 백신인 것이다. 사용승인을 받을지 여부, 부작용 여부 등 불확실성이 높은 것이다. 대통령의 발언에 많은 전문가가 고개를 갸웃하는 이유다. 대통령이 지난해 말 화상 통화를 통해 공급 시기를 2분기로 앞당겼다는 모더나 백신도 2분기인 현재까지 언제 얼마가 들어올지 감감무소식이다.

지금 이스라엘이나 미국, 영국 등 많은 나라들은 집단면역 형성에 근접하게 백신 접종에 속도를 높여 서서히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다. 우리에겐 꿈같은 얘기다. 백신을 미리 확보하지 못한 대통령은 사과부터 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또 불확실한 근거로 자화자찬이라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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