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꿈속에서라도 꽃길 걷기를..문선영 '어미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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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하늘에서 쌍으로 뭉친 장면도 오랜만이다.
여염집 아낙들이 비단실로 모란을 새기고 색동을 박고 복(福)자를 수놓던 그 마음을 이해할 나이가 되면서다.
새와 나비가 나는 전통 수묵채색 바탕에 알록달록 피워낸 현대 오방색이 탐스럽다.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무우수갤러리서 리강·손유영·신선미·임서령·정선아와 여는 기획전 '한국의 봄날'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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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에 대한 향수서 비롯한 베갯모 연작
고향집 어머니 '한 땀'에 스민 마음 읽어
전통 수묵채색 바탕에 현대 오방색 조화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용이 하늘에서 쌍으로 뭉친 장면도 오랜만이다. 붉은 천에 은실로 수놓아 만든 ‘궤’이니 이미 평범치 않다. 하지만 이 공간 안에서 용은 조연일 뿐이다. 첩첩이 쌓아올린 베개가 ‘갑’이니까. 크기와 색, 모양까지 같은 게 하나도 없는 베갯모는 작가 문선영(42)의 트레이드마크다.
작가의 베갯모 작업은 옛것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됐단다. 여염집 아낙들이 비단실로 모란을 새기고 색동을 박고 복(福)자를 수놓던 그 마음을 이해할 나이가 되면서다. 손끝으로 피운 규방공예와 우리 색에 푹 빠졌다지만 결국 고향집 어머니를 기억해냈을 거다.
“우리 어머니들이 한 땀 한 땀 수를 놓으며 꿈속에서라도 꽃길을 걷기를 바랐던 애틋함을 화폭에 담으려” 했다니. ‘삶을 다 산 무렵, 누군가 만들어준 꽃길을 걸으며 후회 없이 살았는지 되돌아볼 것’이란 생각도 잠들기 전 베갯모가 일깨웠을 테고.
‘어미새 2’(2019)는 작가의 베갯모 연작 중 한 점이다. 새와 나비가 나는 전통 수묵채색 바탕에 알록달록 피워낸 현대 오방색이 탐스럽다.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무우수갤러리서 리강·손유영·신선미·임서령·정선아와 여는 기획전 ‘한국의 봄날’에서 볼 수 있다. 한국화·민화·공필화 작품들로 꾸렸다. 지본채색·천연안료·수간분채. 108.5×120㎝. 작가 소장. 무우수갤러리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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