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0만대 vs 한국 6000대
중국에서 지난 1분기에만 전기차가 40만대 팔렸다. 전년 동기의 2.8배에 달한 수치로, 1분기 전체 승용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7%에 달했다. 중국은 올해 전기차 판매가 역대 최대급인 200만대 수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한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초라하다. 지난 1분기 판매량은 6263대로 전체 판매의 1.6%에 그쳤다. 전기차 보조금이 3월부터 본격 지급된 탓도 있지만, 국내 대표 자동차기업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 출시가 늦어져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탓이다. 이 때문에 판매량 절반(3232대)이 테슬라였다. 한국의 전기차 전략과 속도가 이대로 괜찮은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중국 전기차 굴기의 결과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눈에 띄는 건 테슬라 독주가 아니라는 점이다. GM이 주도한 합작사 상하이GM우링의 ‘우링훙광 미니’가 전기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고, 테슬라 모델3는 2위에 머물러 있다. 3위는 BYD의 한EV, 4위는 광저우차의 에이온S 등 현지 전기차들이 포진하고 있다. ‘대륙의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샤오펑 같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도 상위권에 있다. 내연기관차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전기차 육성에 매달려온 중국 정부의 ‘제조 굴기’의 결과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 산업부터 육성했다. 자국 기업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펴면서 CATL 같은 배터리업체는 세계 1위로 컸다. BYD는 배터리와 완성차를 모두 제조하는 중국 유일 기업이다. 중국 정부는 또 2017년 테슬라에 합작법인 설립이 아닌 100% 지분 허용이라는 파격 혜택을 주면서 상하이 테슬라 공장을 유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는 테슬라를 통해 중국의 전기차 부품 생태계를 키우려는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니오, 샤오펑 같은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각각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거대 IT 기업의 지원을 받으며 폭풍 성장하고 있다.
컨설팅사 PwC은 2025년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19%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체 수요 전망치 3000만대 중 600만대가 전기차에 달할 것이란 얘기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작년 글로벌 판매량(635만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의 테슬라 구매를 금지하며 견제에 들어간 것도, 자국 전기차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현대차 아직 신차 출시도 못해
국내 대표 자동차기업 현대차는 이달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5를 공식 출시할 계획이지만 아직 출시 일정도 잡지 못했다. 구동모터 부품 수급 문제로 아이오닉5를 생산하기로 한 울산1공장이 7일부터 14일까지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는 하반기에 EV6를 출시할 예정이다. 두 차의 사전계약 물량만 6만대에 달하지만, 연내에 제대로 고객에게 인도될지 불투명하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략 자체를 너무 늦게 수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 들어 이달 8일까지 서울에선 올해 할당된 전기차 보조금 43%(약 2200대)가 소진됐는데, 이 중 대부분을 테슬라가 쓸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전기차 신차는 보조금 소진을 감안해 연초에 출시하는데, 현대차가 출시 시점을 이에 맞춰 계획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GM·르노삼성 같은 업체들은 더 열악하다. 전기차 자체 개발 능력이 부족해 쉐보레 볼트EV나 르노 조에 같은 전기차를 수입 판매하고 있지만 판매량은 미미하다. 쌍용차는 내년 코란도 기반의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지만, 법정관리와 매각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될지가 걸림돌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尹·시진핑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 가속화"...방한·방중도 제안
- 🌎 ‘수퍼 트럼피즘’이 온다
- ‘술자리 맥주병 폭행’ 前 야구선수 정수근, 음주운전 혐의도 추가
- 또 파격 인선... 소프트볼 선수 출신 27세 여성, 트럼프 2기 ‘백악관의 입’ 됐다.
- 토요일 예년보다 포근, 일요일부턴 기온 ‘뚝’
- “X 같다”… ‘백설공주’ 실사판 주연배우, 트럼프 욕했다 역풍
- 완성되어가는 홍명보호 주전 라인업... 취약 포지션 꿰찬 선수는 누구?
- 11골 중 4골이 후반 '조커' 발에서... 홍명보호 4연승의 비결
- 셀린느, 새로운 글로벌 앰버서더에 배우 수지 선정...‘빛나는 존재감’
- “김준수는 마약 사건과 관련 없어… 2차 가해 멈춰달라” 2차 입장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