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번아웃 美 시장님들 “재선 포기합니다”
코로나 대응을 최일선에서 이끌어온 미국의 시장들이 탈진과 무력감 속에서 사임하거나 재선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 시각) “지난 1년은 시장들에게 힘든 시기였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매사추세츠주에선 39개 시(市) 중 8곳의 현역 시장이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매사추세츠 소도시 뉴버리포트의 4선 시장 도나 홀러데이(66)는 NYT 인터뷰에서 “팬데믹 1년간 너무 많은 일이 휘몰아쳤다. 누군가의 가족이 고립된 채 죽고, 먹을 것이 없어 울부짖는데 난 사무실에 앉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면서, 이 트라우마 때문에 5선 도전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같은 주 노스애덤스의 토머스 버나드 시장도 재선 도전을 포기하며 “사람들이 사랑하는 축제와 만남을 빼앗아가는 장본인이 된다는 사실이 괴로웠다”고 했다.
연방·주 정부와 보건 당국이 방역 지침을 결정하면, 현장에서 부딪히고 시민들을 직접 설득해야 하는 것은 시장들의 몫이다. 이들은 상점과 학교 문을 닫게 하고 가족 간 만남도 금지하는 등 시민들의 생사를 가르는 문제를 다루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번아웃(burnout·극심한 피로와 무기력)을 겪었다. 보건·복지 분야 수요는 폭발하는데 경기 침체로 세수가 급감, 시장들이 발휘할 수 있는 재량은 더욱 줄었다.
워싱턴주 시애틀의 첫 여성 시장이었던 제니 더컨 시장도 지난해 12월 “산적한 시정 문제를 제대로 마무리하면서 재선 캠페인을 동시에 진행하기는 무리”라며 “재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 방역으로 허덕이는 동안 급증하는 노숙자 문제를 잘 다루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수층의 비난을 받았고,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인종 차별 시위가 격화될 땐 경찰력을 과도하게 동원했다는 이유로 진보 진영의 비난을 받았다.
시장들이 주지사와 방역 관련 이견으로 코너에 몰리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텍사스에선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방역 지침을 완화하려 할 때, 오스틴·댈러스·샌안토니오 등 대도시의 민주당 소속 시장들이 맞서면서 갈등이 커졌다. 플로리다에서 고강도 방역을 주장했다가 곤욕을 치른 그로버 로빈슨 펜서콜라 시장은 “보건 지침에 대한 정치화한 반응에 대한 좌절감으로 선거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시시피주 패스커굴라, 일리노이주 하이랜드시의 시장들도 비슷한 이유로 재선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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