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용두사미 쇄신'으로는 민심 수습할 수 없다

2021. 4. 13. 00: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여권의 쇄신 작업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분위기다.

지난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된 쇄신론은 강경 친문파의 반발에 부딪힌 후 처절한 반성과 개혁 없이 신속한 수습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선거 이틀 뒤 초선 의원 50명은 반성·사과의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냈고, 이 중 2030세대 초선 의원 5명은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착각과 오판이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문, 쇄신론 주도 초선들 공격
지도부도 '도로 친문' 일색일 듯
캠코더 개각, 국정난맥상 우려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여권의 쇄신 작업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분위기다. 지난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된 쇄신론은 강경 친문파의 반발에 부딪힌 후 처절한 반성과 개혁 없이 신속한 수습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선거 이틀 뒤 초선 의원 50명은 반성·사과의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냈고, 이 중 2030세대 초선 의원 5명은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착각과 오판이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주말 이들에 대한 친문파의 집중 공격이 가해졌다. 강성 친문 지지자들이 당원 게시판과 SNS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배신자”라고 몰아세웠다. 일부 친문 의원들도 근본적인 변화 요구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선거 민심을 헤아리자는 내부 비판에 귀를 막은 셈이다.

친문 색채가 엷은 4선의 안규백 의원이 원내대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향후 구성될 원내대표, 당 대표,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더 강경한 ‘도로 친문’ 일색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강성 친문 의원들의 요구에 밀려 최고위원을 당 중앙위원회가 아닌 전당대회에서 선출키로 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게 한다. 친문 성향 권리당원이 대거 포진한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을 뽑으면 친문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고언에 귀를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실력 행사에만 신경을 쏟고 있으니 국민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주에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을 포함한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개각에 앞서 금명간 청와대 참모 개편도 단행한다. 최재성 정무수석 후임에는 이철희 전 의원이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선거 참패에 대해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4년 전 취임사에서는 “지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 일을 맡기겠다”고 했다.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려면 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현재 여권 기류에 비추어 이번 개각도 결국은 캠코더, 돌려막기 인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지 않다. 4·7 재보선의 민심과는 달리 청와대가 국정기조 변화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것도 그 방증이다. 어제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서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33.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권 쇄신이 용두사미로 끝나면 국정 난맥상은 더 심화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과감히 인재풀을 넓혀야 국정기조를 바꿀 수 있고, 국민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