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민주주의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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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새학기가 시작된 어느 대학 강의실.
직전해 겨울부터 달궈진 촛불민심이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내게 가장 강렬했던 민주주의의 기억이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재보선 참패에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실정과 발목잡기로 얼룩진 과거형 선거가 아닌, 보다 발전적인 논의로 새로운 민주주의의 기억을 만들어갈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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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새학기가 시작된 어느 대학 강의실. 긴장 어린 표정으로 스크린을 바라보던 학생들이 나지막한 탄성을 질렀다.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헌법재판소 주문에 누군가는 박수를 쳤다. 교수님은 이날의 역사적 의의를 생각해보라며 일찍 강의를 끝내주셨다. 직전해 겨울부터 달궈진 촛불민심이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내게 가장 강렬했던 민주주의의 기억이다.
이 간단한 이치를 민주당만 몰랐다. 조국 사태를 검찰개혁과 동일시하며 오히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독선적으로 처리했다. 그 과정에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한 채 ‘입법폭주’를 계속했다. ‘답정너’식으로 당헌을 바꿔 기어이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냈다. 원칙과 절차를 무시했던 과거 정권 잘못에서 나아가 부동산 문제 등에서 위선까지 보였으니,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는 초라한 후회는 정해진 수순이었다.
뒤늦은 반성엔 물음표가 붙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재보선 참패에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성찰하고 고치겠다는 건지가 분명하지 않다. 으레 하는 발언이라기엔 반성할 시간도 충분했다. 당권을 잡은 뒤 ‘촛불정신’을 수차례 강조한,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저격수’를 자처했던 당사자들에게라면 더욱 그렇다. ‘헛짓’하는 정치권을 향한 국민의 질책은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았다.
대선 시계는 돌아가기 시작했는데, 또 어떤 정치가 우릴 실망시킬지 벌써부터 조바심이 난다. 소모적인 선거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정치가 민심을 앞서가야 한다. 민주당의 깊은 성찰 뒤엔 공정 문제에서 어떤 가치를 새로 세울 수 있는지, 주택·취업 문제의 정책 변화는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납득할 만한 청사진이 필요하다.
“우리가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는 국민의힘에게도 마찬가지다. 성추문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여전히 ‘이여자(20대 여성)’ 마음을 잡지 못했으니 대안을 내놔야 한다. 심판의 기억은 한두 번으로 충분하다. 실정과 발목잡기로 얼룩진 과거형 선거가 아닌, 보다 발전적인 논의로 새로운 민주주의의 기억을 만들어갈 때도 됐다.
곽은산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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