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 딱정벌레 배설물이 밝혀준 꽃식물과 곤충 밀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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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9천800만 년 전 지금의 미얀마 북부 열대우림에서 나무의 끈적한 진에 갇혀 화석이 된 백악기의 작은 딱정벌레가 초기 꽃식물과 꽃가루 매개 곤충의 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희귀 증거를 제공해 줬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번식하는 꽃식물(종자식물)은 약 1억2천500만년 전 쯤에 분화하기 시작해 꽃가루 매개 곤충 덕분에 번성하게 됐지만 초기 화분 매개곤충 화석은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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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약 9천800만 년 전 지금의 미얀마 북부 열대우림에서 나무의 끈적한 진에 갇혀 화석이 된 백악기의 작은 딱정벌레가 초기 꽃식물과 꽃가루 매개 곤충의 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희귀 증거를 제공해 줬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번식하는 꽃식물(종자식물)은 약 1억2천500만년 전 쯤에 분화하기 시작해 꽃가루 매개 곤충 덕분에 번성하게 됐지만 초기 화분 매개곤충 화석은 드물었다.
영국 브리스틀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과학과 연구원이자 중국과학원 '난징 지질·고생물학연구소'(NIGPAS) 교수인 카이천양(蔡晨陽)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호박(琥珀) 속 딱정벌레 화석을 연구한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식물'(Nature Plants)을 통해 발표했다.
호박 속에서 살아있는 것처럼 선명한 상태로 발견된 이 딱정벌레는 작은 날개 꽃 딱정벌레로, '펠레테스 비비피쿠스'(Pelretes vivificus)라는 학명이 부여됐다.
P. 비비피쿠스는 몸에 진정쌍떡잎식물(eudicot)의 것으로 추정되는 꽃가루가 묻어있어 꽃식물 주변을 다녀왔을 뿐만 아니라 호박 안에서 같은 꽃가루로 된 분립(糞粒·배설물)이 발견돼 꽃가루 먹이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공동 저자인 브리스틀대학 대학원생 에릭 티헬카는 "딱정벌레의 분립은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백악기 짧은 날개 딱정벌레의 먹이에 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면서 "이 분립은 딱정벌레 주변과 몸통에서 발견될 것과 같은 꽃가루로만 돼 있어 꽃가루를 먹기 위해 꽃식물을 찾아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백악기의 초기 꽃식물과 화분 매개 곤충의 직접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우연히 꽃가루와 함께 호박에 갇힌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관련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벌과 나비 등 화분 매개 곤충이 생태계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 명확하지만 꽃식물과 곤충 간의 관계가 어떻게 시작됐는지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이번 호박 화석은 꽃식물 중 밑씨가 씨방 안에 들어있는 속씨식물이 지구의 지배적 식물이 되기 전 초기 상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약 2억 년 전 지구는 식물이 무성했지만,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식물은 아직 출현하지 않았으며, 백악기인 약 1억2천500만년 전 쯤에서야 꽃식물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꽃식물이 지구 식물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런 성공적 진화는 꽃가루를 옮겨주는 화분 매개 곤충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P. 비비피쿠스의 근연종은 호주에 서식하는 긴수염밑빠진벌레과(Kateretidae)의 짧은 날개 꽃 딱정벌레로 다양한 꽃을 옮겨다니며 꽃가루를 먹고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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