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는 독특하지만, 윤여정의 말은 편안하다

김성현 기자 2021. 4. 12. 22: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0세 돼도 인생 몰라, 나도 처음 살아보니까"
훈계 대신 공감, 윤여정 어록에 젊은층 열광
영화 '미나리'에서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이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 수상했다. 미국배우조합이 주최하는 이 상의 수상자들은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영예인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쥐는 경우가 많아 '미리 보는 오스카'로도 평가된다./연합뉴스

영화 ‘미나리’ 이전부터 ‘윤여정 어록’은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화제였다. 탈권위를 내세우면서 손수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윤여정의 모습에 ‘윤며들다(윤여정에게 스며들다)’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특히 지난 2013년 ‘꽃보다 누나’ 이후 ‘윤식당’과 ‘윤스테이’ 등 연예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윤여정 어록’도 나날이 늘어났다.

“60세가 되어도 인생은 몰라요. 나도 처음 살아보는 거니까. 나도 67살은 처음이야.” 동료 연기자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연예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서 솔직 담백하게 들려준 고백이 ‘윤여정 어록’의 출발점이었다. 매사 간섭하고 훈계하기보다는 동반자 입장에서 인생사의 어려움을 담담하게 털어놓는 모습에 젊은 층은 그를 ‘멘토(정신적 스승)’로 여기며 열광했다.

2017년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이혼 직후 연기자로서 현업 복귀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렇게 고백했다. “세상은 서러움 그 자체고 인생은 불공정, 불공평이야. 그런데 그 서러움은 내가 극복해야 하는 것 같아.” 굴곡이 적지 않았던 그의 실제 삶과 겹치면서 더 큰 공명을 일으켰다. 최근 들어서 ‘윤여정 어록'은 재발견되면서 더 늘어났다.

타인의 인정과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 쿨한 모습도 젊은 층 사이에서 공감을 자아냈다. 2009년 연예 프로그램에서 그는 “나는 배고파서 연기했는데 남들은 극찬하더라. 그래서 예술은 잔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얼핏 차갑고 쌀쌀맞게 보이는 그의 모습 이면에서는 치열한 연기 욕심도 엿볼 수 있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를 촬영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는 지금 감독들이 다 (나한테) ‘선생님 좋은 대로 연기하라’고 해. 이런 환경에 있으면 난 괴물이 될 수도 있어요. 미국 가서 연기를 잘해서 걔네들한테 보여주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 그게 도전이죠.”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