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웃던게 언제더냐..김종인 "安 건방지다" 안철수측 "金 범죄자"

김형원 기자 2021. 4. 12. 22: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先 전당대회 後 통합 가닥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의 합당(合黨) 문제가 교착 상태에 접어들자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대표부터 먼저 선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이번 주 내로 합당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지 않는다면 ‘선(先)전당대회, 후(後)통합'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양당(兩黨) 인사들은 상호 비방에 가까운 설전(舌戰)을 주고받으면서 분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12일 본지 통화에서 “합당과 관련해서 국민의당의 의견을 가급적 빨리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우리도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이 있다 보니 마냥 기다릴 수만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늦어도 이번 주 안에 답이 오지 않는다면 새 지도부 선출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주말까지 합당에 대해 국민의당 당론이 모이지 않으면 자체적인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 구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선 일정을 감안한다면 5월 말이나 늦어도 6월 초까지는 새 당대표가 선출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당도 이날부터 야권 통합과 관련해서 당원들의 의견 수렴에 나섰다. 안철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일부 언론에서 저희가 (합당 논의에) 주춤한다고 하는 표현은 잘못”이라고 했다. 이번 주 내로 합당과 관련한 당론을 요구한 데 대해서도 안 대표는 “국민의힘에서는 바로 통일된 의견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인가”라며 반발했다.

12일 국민의힘 재선(再選) 의원들이 국회 간담회에서 차기 지도부 구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석기, 이만희, 김정재, 이철규 의원. /이덕훈 기자

전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대표를 겨냥해 “건방지다”고 한 것을 두고도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안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정확한 표현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재·보궐선거는 야권의 승리’라는 자신의 발언을 김 전 위원장이 오해했다는 취지다. 안 대표는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했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선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구혁모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장이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사례를 거론하며 “징역형을 받아 의원직이 박탈된 범죄자”라고 했다. 그러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구 최고위원을 향해 “사과하지 않는다면 공개적으로 문제 삼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이견이 분출되고 있다. 일부 중진은 “홍 의원과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소장파·초선 의원들은 “강경 보수 성향 홍 의원의 복당은 당을 과거로 되돌릴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중진 대 초선의 대결 구도도 더 선명해지는 상황이다. 당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주 권한대행과 정진석 의원은 최근 회동을 갖고 단일화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당대표가 사실상 전권을 갖는 ‘단일 지도 체제’가 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반면 국민의힘 의석의 5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초선 의원들은 최고위원들이 당권을 분점하는 ‘집단 지도 체제’를 선호하고 있다. 초선 의원들의 소규모 모임에서는 2030세대의 지지에 호응한다는 차원에서 최대 8명이 당대표에 출마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선 의원 그룹들도 이날 모여 차기 지도부 구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 재선 의원은 “‘안철수 대표와의 조속한 합당이 어렵다면, 우리끼리라도 먼저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 ‘차기 지도부는 단일 지도 체제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야권 단일화의 한 축이었던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은 ‘신당(新黨) 창당’으로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내년 대선에서는 유권자들이 분노만으로 표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들어올 수 있는 정당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