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로 거듭난' 린가드,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4. 1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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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스트 햄, 레스터전 린가드 멀티골로 3-2 승
▲ 린가드, 최근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골+도움)
▲ 린가드, 웨스트 햄 소속으로 9경기 8골 3도움
▲ 린가드, 73분당 공격포인트로 구단 역대 단일 시즌 최고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웨스트 햄 에이스를 넘어 후반기 프리미어 리그(이하 PL)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제시 린가드가 레스터 시티전에서도 멀티골을 넣으며 3-2 승리를 견인했다.

웨스트 햄이 런던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레스터와의 2020/21 시즌 PL 31라운드에서 3-2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웨스트 햄은 16승 7무 8패 승점 55점으로 UEFA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마지노선인 PL 4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3위 레스터(승점 56점)와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사실 웨스트 햄은 레스터전을 앞두고 상당한 전력 누수가 발생한 상태였다. 핵심 수비형 미드필더 데클란 라이스가 A매치 기간에 잉글랜드 대표팀 소속으로 경기에 나섰다가 부상을 당한 데 이어 주전 최전방 공격수 미하일 안토니오마저 지난 주말 울버햄튼 원더러스 원정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것. 이에 웨스트 햄은 평소 즐겨 사용하는 4-2-3-1이 아닌 3-4-1-2 포메이션을 가동하면서 린가드와 제로드 보웬 투톱으로 안토니오의 빈 자리를 대체했다.


이는 주효했다. 웨스트 햄은 28분경, 오른쪽 윙백 블라디미르 쿠팔의 크로스를 린가드가 환상적인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골대 바깥에서부터 감아들어오는 슈팅이었기에 골키퍼는 미동조차 할 수 없었다.

이어서 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역습 과정에서 중앙 수비수 이사 디오프의 롱패스를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간 보웬이 받아선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이타적으로 횡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반대편에서 빠르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오던 린가드가 빈 골대에 가볍게 볼을 밀어넣으며 골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한 웨스트 햄이었다.

기세가 오른 웨스트 햄은 후반 시작하고 2분 만에 마수아쿠의 가로채기에 이은 린가드의 땅볼 크로스를 수비형 미드필더 토마시 수체크가 지체없이 패스로 내주었고, 이를 받은 보웬이 왼발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며 점수 차를 3골로 벌려나갔다.

3골 차 리드를 잡은 웨스트 햄은 수비적으로 전환하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이후 레스터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웨스트 햄은 3번째 골 이후엔 단 한 번의 슈팅조차 시도해보지 못할 정도로 수비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이 과정에서 레스터가 후반 25분과 후반 종료 직전 공격수 켈레치 이헤나초의 연속골로 1골 차까지 추격해 왔다. 하지만 웨스트 햄은 육탄 방어로 더 이상의 골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3-2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레스터가 점유율에선 64대36으로 크게 앞섰고, 슈팅 숫자에서도 15대4로 4배 가까이 많았을 정도로 경기 내용에선 시종일관 우위를 점했다. 심지어 레스터는 코너킥에서도 9대1로 압도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웨스트 햄은 린가드와 보웬의 효과적인 역습으로 4번의 슈팅으로 3골을 넣으며 승리할 수 있었다. 린가드는 팀이 기록한 4번의 슈팅 중 3번을 직접 가져가는 괴력을 과시했다. 보웬의 결승골 역시 린가드의 크로스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더 놀라운 점은 린가드의 활약이 레스터전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데에 있다. 그는 이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골+도움)를 올리고 있다. 6경기에서 그가 기록한 총 공격포인트는 무려 5골 3도움에 달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3월 21일 아스널전 1골 1도움을 시작으로 울버햄튼전 1골 1도움에 더해 이번 경기 2골을 넣으며 3경기 연속 멀티 공격포인트(4골 2도움)를 기록하고 있는 린가드이다.


린가드는 웨스트 햄으로 임대를 온 1월 29일 이후 PL 9경기에 출전해 8골 3도움을 올리며 경기당 1.2개의 공격포인트를 적립하고 있다. 그가 웨스트 햄에 온 이후부터만 놓고 보면 PL에서 그보다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없다. 그나마 유일하게 이헤나초만이 린가드가 웨스트 햄에 입단한 시점을 기준으로 8골을 넣으며 득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참고로 8골은 린가드 개인에게 있어서도 단일 시즌 PL 최다 골 타이에 해당한다. 그는 2017/18 시즌 당시 맨유 소속으로 33경기 출전해 8골을 달성한 바 있다. 단 9경기 만에 커리어 하이에 해당하는 골을 넣은 셈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웨스트 햄 소속으로 9경기 799분을 출전하면서 11개의 공격포인트와 함께 73분당 하나의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에 있다. 이는 웨스트 햄 구단 역대 단일 시즌 기준 분당 공격포인트 역대 1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웨스트 햄의 전설적인 공격수 파올로 디 카니오가 1999/2000 시즌에 수립했던 90분당 하나의 공격포인트이다.

웨스트 햄은 린가드 임대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실제 웨스트 햄은 린가드 임대 이전 및 결장한 22경기에서 31골에 그치며 경기당 1.41골을 기록 중에 있다. 반면 린가드가 출전한 9경기에서 20골을 넣으며 경기당 2.22골을 넣고 있다. 득점력이 확연히 올라가는 모습이다. 그가 버티고 있기에 라이스 부상 이후 2경기 연속 2실점을 허용하고 있음에도 연승 행진을 달릴 수 있었던 웨스트 햄이다.


그는 오랜 기간 원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애물단지에 가까웠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성실한 플레이를 펼치긴 했으나 공격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웨스트 햄에 온 그는 연신 현란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영국 현지에선 린가드를 '외계인'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브라질의 전설적인 공격형 미드필더 호나우디뉴에 빗대어 '린가디뉴(Lingardinho)'라는 애칭으로 부를 정도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현재 PL 4위인 웨스트 햄은 승점 55점으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1위부터 4위까지)을 놓고 맨유(2위, 승점 63점), 레스터(3위, 승점 56점), 첼시(5위, 승점 54점), 리버풀(6위, 승점 52점), 토트넘(7위, 승점 49점), 에버턴(8위, 승점 47점. 다른 경쟁팀들보다 2경기를 덜 치렀다)과 경쟁 중에 있다. 안토니오와 라이스의 부상 공백으로 많은 전력 누수가 발생한 가운데 웨스트 햄이 치열한 챔피언스 리그 진출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선 린가드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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