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외국인보호소 수용률 2배 증가..장기화에 수용자들 이중고
[경향신문]
1분기 화성외국인보호소의 수용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보호소는 본국 송환을 앞둔 미등록 외국인들을 일시적으로 수용하는 시설로,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의 출입 통제가 강화되면서 보호소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출국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12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최대 수용인원이 540명인 화성외국인보호소의 월평균 수용률은 57%(307명)로 26%(138명)를 기록한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1월과 2월도 각각 62%(335명)와 65%(353명)로 집계됐는데, 이 역시 지난해 1월(25%·135명), 2월(24%·127명)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정기적으로 보호소를 찾는 시민모임 ‘마중’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항공편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출국하지 못하는 ‘보호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귀국이 지연된 베트남 국적의 보호 외국인들이 단식투쟁을 벌이는 일도 있었다. 당시 단식에 동참했던 응우옌반떰(26)은 지난 2월 마중에 보낸 편지에서 “고향에 가는 비행기편을 기다리고 있는데 너무 힘들다. 수용시설 밖에 있는 베트남인들은 주한 베트남대사관에 신청해 1~2개월 안에 비행기표를 사서 고향에 갈 수 있는데, 수용시설에 있는 베트남인들은 대사관에 등록 신청을 해도 3~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주한 베트남대사관에 요청해 보호 외국인 송환에 나서고 있다.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있는 베트남 국적 보호 외국인 수는 지난달 12일 102명까지 증가했다가 이달 9일 기준 36명으로 감소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베트남대사관의 교민담당 영사를 접견해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보호 외국인들의 탄원서를 전달하기도 했다”면서 “태국이나 중국으로의 출국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각국 주한공관과 협조해 출국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중은 보호 외국인들이 보호 일시 해제 등 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출국을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중 관계자는 “보호의 장기화는 보호 외국인의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면서 “보호소 수용 한계를 평소보다 낮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보호소 내 운동과 면회가 제한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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