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쿠팡, 소상공인엔 '거북이 정산'?

김범주 2021. 4. 12.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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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뉴욕증시에 상장한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내세우는 건 '로켓처럼 빠른 배송' 입니다.

하지만 정작 여기서 물건을 파는 중소상공인들이 대금을 모두 받으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왜 그런건지 먼저 김범주 기자가 실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년 전 쿠팡에 입점해 의류를 팔고 있는 김 모 씨.

쿠팡의 정산 관행을 일하기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습니다.

판매자 대부분은 '주 단위 정산'으로 불리는 방식을 선택합니다.

물건값의 70%를 20일 정도까지 받고 나머지 30%는 최대 60일이 돼서야 다 지급받는 방식입니다.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려도 이 방법을 선호하는 건 다른 방식에 비해 그나마 돈이 빨리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어려움은 남습니다.

[김OO/쿠팡 판매자 : "팔린 거는 정산이 안 되고 재고는 바닥나고. 계속 돈을 딴 곳에서 당겨써야 하고. 팔리긴 팔리는데 내가 과연 돈을 벌고 있는 건지 손해 보고 있는 건지."]

쿠팡의 정산 기간은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도 긴 편입니다.

이마트는 평균 20일, 11번가나 옥션 같은 오픈마켓들이 평균 열흘 정도 걸립니다.

이처럼 판매자에게 돈이 늦게 돌아가는 건 쿠팡의 영업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최저가와 로켓 배송을 내세워 이익에 비해 비용이 큰 사업구조 탓에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대금 정산 지연으로 이어진다는 얘깁니다.

[김현용/현대차증권 연구원 : "최소한 회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적정 마진조차도 가져가기가 쉽지 않은 환경인 거죠. 납품업자들한테 대금지급시기를 줄여줄 만큼의 그런 여유가 전혀 없었고."]

쿠팡은 지금의 대금 지급 방식이 일종의 관행이긴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에 비춰봐도 법적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최소 5조 원대의 자금을 확보한 쿠팡.

앞으로도 대금 정산 방식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혀 판매자들의 어려움과 불만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홍윤철

김범주 기자 (categor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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