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 대통령 조만간 개각, 폭넓은 인선으로 정·청 쇄신해야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교체를 단행할 것이라고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사임이 확정된 상황에서 홍남기 부총리와 상당수 경제 관련 부처 장관들의 교체가 거론된다. 중폭 이상의 개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정무수석을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 일부도 교체될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국정을 쇄신할 수 있는 개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현 상황에서 개각의 필요성은 재론할 필요조차 없다. 4·7 재·보선 참패로 드러난 민심을 수용하면서 흐트러진 국정을 다잡기 위해서는 개각이 불가피하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3.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62.9%로 최고치였다. 정부 출범 이후 최악의 평가로, 어떻게든 당·정·청 분위기를 일신할 개각으로 집권 후반기의 국정 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이 될 이번 개각이 그 기회이다.
개각은 코로나19 사태로 피폐해진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서민들을 옥죄는 부동산 문제 해결에도 확고한 의지와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 개혁과 공정의 실현이라는 국정 목표는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추진해나가되 현실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 야당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야 한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180석의 의석을 얻고도 시민·야당과 소통하지 않은 채 독주해 민심과의 괴리를 가져온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 통합의 의미를 대폭 가미한 내각을 꾸릴 필요가 있다.
그동안 문재인 정권은 내각 인선이나 청와대 참모 기용에서 인재 풀이 매우 작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 사람들을 뽑아썼을 뿐 아니라 회전문 인사로 정·청을 채워온 게 사실이다. 이번에는 그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들만 기용하지 말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인물들을 뽑아야 한다. 젊고 참신한 인물들의 파격적인 기용도 기대하고 싶다. 청와대 참모진으로는 최재성 정무수석의 교체와 함께 후임자도 구체적으로 거론된다. 여당은 물론 야당과도 소통할 수 있는 정무수석이 필요하다.
1년여를 남겨둔 정부에서 레임덕이 일어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에 직면해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 다짐을 실천하는 개각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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