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이첩 사건 한 달째 쥐고 있는 공수처..김진욱 "시간은 우리 편"

한동오 2021. 4. 1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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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첫 자문위원회를 소집했습니다.

김진욱 처장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말로 미래를 낙관했지만, 검찰 내부에선 사건을 넘겼더니 직접 수사도 재이첩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 석 달 만에 첫 자문위원회를 열었습니다.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공수처 소관 법령과 행정규칙, 운영 방향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고 자문하기 위해서입니다.

김진욱 처장은 모두 발언에서 국민 신뢰를 받는 기관이 되겠다며, 앞으로 시간이 좀 걸릴지라도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직 공수처가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라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지금까지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는 걸 반증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공수처는 본격 수사에 착수하기도 전에 공정성과 신뢰성에 큰 흠집이 난 상태입니다.

김 처장은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직접 면담하고, 면담 내용이 적힌 조서는 남기지 않아 공정성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특히 이 지검장을 공수처장 관용차에 태워 공수처 안으로 불러들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면담 논란도 빚어졌습니다.

[김진욱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2일) : (혹시 관용차는 왜 제공하신 걸까요 이성윤 지검장에게?) 설명자료를 냈다니까요.]

같은 사건에 연루된 이규원 검사에 대해선 검찰에 재이첩하면서 기소 전 다시 송치하라고 요구했다가 현행법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무시당해 체면을 구기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에서 넘겨받은 이 검사의 면담보고서 유출 의혹 사건은 한 달 가까이 직접 수사할지 검찰에 재이첩할지 결정하지 못해 그대로 수사가 멈췄습니다.

공수처는 검사와 수사관 면접 일정 때문에 검토할 시간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으로 확대되는 검찰 수사에 제동을 건 셈입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공수처가 재이첩 결정을 한 달 가까이 지연하면서 해당 사건의 진실 규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공수처는 이첩 사건 외에 직접 접수한 고소, 고발, 진정도 8백여 건에 달해 직접 수사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공수처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 불거지는 상황에서 김진욱 처장 말대로 과연 시간이 공수처 편일지는 의문입니다.

결국, 수사 능력을 통해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증명하느냐와 검·경과 관계 설정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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