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서울형 거리 두기'?..정부·지자체 혼선 우려
■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엄중식 /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밝힌 이른바 서울형 거리두기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과의 혼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를 연결해 얘기를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정부가 조금 전에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내용을 어떻게 보십니까?
[엄중식]
정부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동원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의지로 받아들여지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코로나19에 대한 새로운 방역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 현재처럼 물리적인 거리두기,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실천을 최대한 지키고 그리고 백신을 가급적 빠르게 확보해서 또 빠르게 접종하겠다라는 전략을 좀 더 강하게 표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앵커]
백신 접종하는 상황에서 방역수칙을 조금만 더 예전처럼 철저히 지킨다면 점점 나아질 것도 같은데 참 쉽지 않네요. 그런데 정부는 자가검사키트를 도입하겠다, 도입을 지원하겠다, 이런 얘기를 꺼냈습니다.
전문 인력이 따로 필요 없는 비강 검체 사용 방안도 마련할 방안이다, 이런 얘기도 나왔는데 자기가 자기를 검사해서 정확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엄중식]
지금까지 알려진 자가검사키트, 또는 신속항원검사의 경우에는 지금 우리가 확진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PCR이라는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확인하는 방법에 비해서는 당연히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런 정확도가 떨어지는 진단키트를 활용하는 경우는 확진자가 굉장히 많이 발생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 검사 시설이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또는 검사 역량이 떨어져서 검사하고 나서 4일, 5일씩 기다려야 되는 나라, 그리고 검사한 뒤로 격리가 어려운 그런 나라들에서 주로 많이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아직까지 확진 검사를 했을 때 0.2% 정도의 양성률이 나오는 나라에서는 실제 현장에서 유용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고 오히려 낮은 민감도, 또는 특이도라는 정확성의 문제 때문에 가짜 양성이나 가짜 음성이 나오는 경우에 오히려 방역 현장을 어지럽게 하고 혼란을 가중시킬 염려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부분은 오세훈 시장의 서울형 거리두기에도 잠깐 등장합니다. 어떤 영업장에 들어갈 때 들어가기 전에 자가진단키트로 그 자리에서 바로 검사를 하면 훨씬 더 나아지지 않을까, 이런 효과를 기대하는 모양인데 그럴 수도 있습니까?
[엄중식]
서울시에서 지금 활용하겠다는 것은 신속항원검사라는 것인데 이게 민감도, 그러니까 확진된 사람, 그러니까 양성인 사람을 양성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50% 미만입니다.
결국은 절반 이상은 걸러내지 못한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실제로 가짜 음성으로 나온 경우에는 안심하고 다른 사람에게 접촉을 하면서 실제 바이러스를 퍼뜨릴 위험성이 있고요.
또 하나는 특이도라고 해서 음성을 음성으로 진단할 수 있는 확률이 99%라고 하더라도 1%가 가짜 양성이 나오는 경우에는 상당한 혼란을 또 줄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서울시에서 하루에 10만 명 정도를 검사한다고 그러면 특이도가 99%, 굉장히 정확함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1000명 이상의 가짜 양성자가 나오게 됩니다.
이게 유흥시설 같은 데서 활용을 하게 되면 밤에 1000명 이상의 양성자가 나온다는 건데 이런 1000명 이상의 양성자가 나왔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를 미리 결정하지 않으면 사실 굉장히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시에서 결정할 문제인지, 지금 방역대책본부에 가 있는 전문가들이 다같이 나서서 함께 분석해 줘야 될 그런 사정 같기도 하군요. 그런데 오세훈 시장의 서울형 거리두기 얘기를 좀 더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아까 대전하고 부산 같은 경우는 영업시간을 더 제한한다든가 스스로 단계를 높여서 강화하겠다는데 제일 상황이 심각한 서울시에서 오히려 완화하겠다는 쪽으로 가니까 약간 걱정도 되는데 판단하시기에는 이게 가능한 겁니까?
[엄중식]
약간이 아니라 많이 걱정이 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우리가 지난 15개월 동안 코로나19의 유행 양성을 보면 결국 사람 간의 접촉이 늘어나면, 그런 접촉의 시간이 늘어나면 거기에 비례해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이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이런 유흥시설 같은 경우에는 이미 고위험시설로 분류가 되고 있는데 유흥시설에서의 영업시간을 길게 했을 때는 당연히 사람 간의 접촉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그런 과정에서 확진자가 양산될 가능성이 많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히 큰 클러스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우려가 되고 있고요.
또 하나는 서울시에서 이렇게 영업시간을 연장을 했을 때 서울 인근의 수도권에서 사람들이 몰려가게 되는 시프팅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방역 당국은 서울시와 합리적인 방안을 논의하겠다라고 얘기는 합니다. 그런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각각 움직인다면 아무래도 혼란이 부추겨질 우려는 분명히 있는 거죠?
[엄중식]
아무래도 방역의 원칙, 그러니까 지침을 결정하는 주된 권한은 중앙정부에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에서 근거가 없거나 또는 확신할 수 없는 그런 방역대책의 경우에는 중앙정부가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과정에 있어서 충분한 논의는 필요하지만 너무 근거가 없거나 또는 어떤 기준이 모호한 것들을 무리하게 시행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첫날입니다. 보니까 어떤 매장에서는 종업원들이 손님 접대하기도 바쁜데 손님들이 마스크를 내리나 안 내리나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계속 채근도 해야 되고 혼란스럽기는 했습니다. 이 정도에서 실효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 판단하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엄중식]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사실 생활화된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 부분은 선언적인 의미라고 받아들여지는데요. 이 부분은 누가 체크를 하고 또는 신고를 하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그동안 방역 대응을 잘 해 왔던 여러 가지 이유 중에 가장 큰 것들이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였거든요.
그래서 이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들이 선언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그런 상황에서 조금 더 우리가 마스크 착용을 인내심을 가지고 잘 유지를 하는 그런 노력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음료 같은 경우에는 잠깐 내리고 한 모금 마신 다음에 또 마스크를 또 올리고 이건 얼마든지 가능해보이고 식사하는 건 상당히 번거로웠습니다마는 아무말씀하신 대로 선언적인 의미는 분명히 있고 지킬 수 없는 건 아니고 방법상으로 지키려고 애를 쓰면 지킬 수는 있는 거니까 가능한 많이들 협조를 해 주셔야겠습니다. 엄중식 교수님, 오늘 고맙습니다.
[엄중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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