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논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지금까지 알려진 것들

김민수 기자 2021. 4. 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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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건물. EPA/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의 극히 드문 혈전 생성 논란으로 보류했던 백신 접종을 12일부터 재개했다. 다만 30세 미만의 경우 접종 이득보다는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접종 대상에서 제외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최소 115개국에서 접종중이다. 그러나 최근 한달간 극히 드문 혈액 응고로 인한 혈전 생성 부작용이 발생했으며 백신과의 연관성이 일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럽 국가들은 모든 연령대에서 백신 접종을 재고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30세 미만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백신을 접종하는 국가들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혈액 응고와 혈전 생성 부작용을 분석·정리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극히 드물긴 하지만 혈전 생성 부작용은 유럽 등에서 백신 접종을 꺼리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백신의 이점이 위험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유통과 보관에 어려움이 있는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많은 국가에서 사용 가능한 유일한 백신이라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 혈전은 무엇이며 일반적인 원인은

혈전은 혈액 순환을 막을 수 있는 혈액 덩어리를 말한다. 암이나 유전적 반응, 특정 약물이 원인일 수 있고 장시간 앉아 있거나 침대에 누워서 휴식을 취할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19 자체도 심각한 혈전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다리에 생성된 혈전은 종종 떨어져 나와 폐나 뇌로 이동해 치명적인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들 사이에서 극히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인 혈전 생성은 뇌정맥을 포함한 주요 정맥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과 노르웨이 연구진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일부에서 혈소판이 활성화하고 혈전을 유발하는 항체를 만들어내 혈액 응고 장애가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같은 비정상적인 반응을 ‘백신으로 인한 면역 혈전성 혈소판감소증(VITT)’라고 이름붙였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VITT로 진행되는 백신 접종자들 사이에서 의학적 조건을 규명하지는 못했다. 

다만 일부 보건 행정가들은 젊은층에서 혈전 위험이 약간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중증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안전성 기준을 더 높인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유럽에서 혈전 생성 부작용 사례수는 

4월 4일 기준 유럽 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영국과 유럽연합(EU) 30개국에서 보고된 혈전 생성 사례는 222건이다. 이들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3400만명에서 10만명당 1명꼴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 보건당국은 지난 3월 22일까지 혈전 생성 부작용 86건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18건은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영국 보건당국은 고령층에서는 혈전 부작용 사례 발생률이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연령대에서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보다 코로나19에 노출돼 감염됐을 때 더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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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확보를 위해 취한 조치는 

독일과 네덜란드, 필리핀, 포르투갈, 스페인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0세 이상에게만 투여할 것을 권고했다. 캐나다와 프랑스는 55세 이상으로, 호주는 50세 이상으로, 벨기에는 56세 이상으로 제한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개발흔 영국은 30세 미만에게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아닌 다른 백신을 접종할 계획을 밝혔다.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했고 콩고민주공화국은 예방 접종 프로그램을 연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1차 접종했지만 2차 접종시에는 다른 백신을 접종하는 이른바 ‘교차접종’을 권고하는 국가들도 있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55세 미만의 경우 2차 접종시 다른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독일 보건당국은 60세 미만에게도 교차 접종을 권고했다. 

● 혈전증은 얼마나 흔한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연간 30만~60만명이 폐 또는 다리, 기타 신체 부위 정맥에서 혈전 증상이 보고된다. 하루에만 약 1000~2000건의 혈전 생성 사례가 생긴다는 의미다. 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매년 1000명 중 약 1명꼴로 정맥 혈전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혈전 생성 증상 발생 사례가 있기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인한 특이한 혈전 생성 사례 비중을 식별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독일 연구진은 백신 접종을 맞지 않은 일반인들에게서 나타나는 혈전 증상보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은 이들에게서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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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 부작용 의심 증상은

유럽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자가 다리가 붓거나 복통과 두통이 지속되고 시야가 흐려질 경우 혈전 증상 부작용을 의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백신 주사를 맞은 부위 피부 아래 핏자국이 보일 경우에도 의료인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일련의 증상과 혈전 부작용과의 연관성은 모호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우려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결과적으로 응급실 의료진들은 불필요하게 병원에 방문하는 백신 접종자들에 대한 보건당국의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독일 연구진은 혈전증을 진단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특수 혈액 검사와 다양한 면역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정맥면역글로블린 치료를 제안하고 있다. 항응고제나 혈액 희석제 등 약물 투여도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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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의 영향은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직후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에서는 대다수 사람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신 접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유럽 국가 다수는 아스트라제네카 외 다른 백신을 도입할 것으로 보고 특정 연령대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제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은 올해 2분기에 약 3억6000만도스의 백신이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화이자 백신이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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