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언택트시대, 진화하는 산후조리원

2021. 4. 1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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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아이앤나 대표
이경재 아이앤나 대표

지금 우리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은 어디일까. 필자는 산후조리원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소멸로 가고 있다는 초저출산시대에 우리의 미래세대가 태어나 처음으로 맞이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산후조리원이 코로나19로 접촉이 제한되는 시대에 산모의 회복을 돕는 것은 물론 신생아 관리와 모유 수유 등 육아가 서툰 초보 엄마들에게 체계적인 교육과 돌봄을 제공해 하나의 출산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서울 종로구 소재 산후조리원을 방문해 방역 실태를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산후조리원은 감염에 취약한 산모와 신생아가 거주하는 시설로, 보건복지부에서는 '코로나19 유행 대비 산후조리원 대응지침'과 '산후조리원 종사자 및 이용자 행동수칙'을 시행하고 있다.

2019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모 4명 중 3명이 산후조리원을 평균 13일 가량 머무르면서 221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 이유로는 산모의 36.5%가 '육아에 시달리지 않고 편하게 산후조리 할 수 있어서'를 꼽았고 '육아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기 위해서'(18.7%)란 답변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장기화는 산후조리원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안전과 위생이 중요한 산후조리원 서비스에도 언택트 시대의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우선, 보고 싶을 때마다 언제든지 휴대폰으로 아기 얼굴을 볼 수 있는 영상서비스가 산후조리원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가족들이 태어난 아기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것처럼 인내하기 힘든 것도 사실 별로 없다.

외부인의 출입과 면회가 제한되니 아기를 보고 싶은 가족들이 방문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신생아 영상 공유 서비스가 필수로 자리 잡은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예를 들어, '아이보리 베베캠'이란 서비스는 아기 침대 위 천장에 설치된 캠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산후조리원 신생아 영상 공유 서비스다.

최근 1년간 아이보리와 제휴한 190개 산후조리원에서 '아이보리 베베캠'을 이용하는 산모의 비율이 전년에 비해 20% 증가했고 가족 이용자 비율은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보리는 산후조리원 정보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최저가 쇼핑을 통해 소비자에 혜택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모바일 임신육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둘째, 철저한 개별 케어 시스템이다. 예전에는 산모가 함께 모여 식사하고 다양한 강좌를 들으며 친분을 쌓아 산후조리원 동기를 만드는 게 하나의 문화였지만 요즘은 사람의 접촉을 피해야 하는 비대면 시대로 바뀌며 산후조리원 서비스에도 변화가 생겼다.

방역과 개인위생 관리가 철저해져 식사와 간식은 모두 객실로 서비스되고 교육은 1대1로 진행된다. 이에 대한 좋은 사례로서 곽생로여성병원의 산후조리원을 들 수 있겠다. 전문적이고 안전한 케어로 유명한 곽생로여성병원 부설 산후조리원 관계자에 따르면 산모 개개인 성향에 맞춘 밀착 관리가 요즘 산후조리원의 트렌드이다. 또 산모가 원하는 대로 맞춤 관리되며, 개별 좌욕기를 갖춘 개인용 화장실과 층마다 분리된 신생아실도 만족도가 크다.

셋째, 안전과 청결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감염에 취약한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 보호를 위해 산후조리원마다 자체 방역과 소독은 물론 마스크, 손소독제 등 방역 수칙 지키기, 방문객 출입 제한, 임산부 및 신생아, 종사자 매일 1회 이상 체온 체크는 기본이다. 서울시는 지난주 산후조리원 117곳 2564명 중 99%인 2543명이 검사를 완료하는 등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아울러 산후조리원 여러 곳을 방문해 둘러보는 투어 대신 사전 방문 없이 비대면 상담 후 계약하는 사례도 늘었다.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산모들의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정보 습득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편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언택트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불행만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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