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4일제' 꺼낸 스페인·日..코로나 이후 세상은?
[편집자주] 코로나19 장기화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가속화했다. 이에 '쉼'에 대한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주요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주 4일제 근무 논의도 시작됐다. 일부 국내 기업도 주4일제 등 휴식권 보장 실험에 나섰다. 다만 법정 근로시간, 임금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란 우려도 있다. 주 4일제를 비롯한 휴식권 전반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탄력적 근무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세계적으로 주4일제 실험이 본격화하고 있다.
주4일제 개념 자체는 새로운 게 아니다. 20세기 초부터 많은 진보 정당들의 목표였다. 이니고 에레혼 대표는 "우리가 마지막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한 지 100년이 지났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의 생산성은 꾸준히 높아졌다. 그렇지만 그 혜택은 근로자들의 자유시간 확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장시간 근로를 미덕으로 여기던 일본도 변화의 바람에 동참할 참이다. 희망 직장인에 한해 선택적 주4일제 도입을 검토하면서다. 올해 1월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제안했고 이달 중 세부 내용이 정리된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5일 브리핑에서 "일과 삶의 균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자발적인 주 3일 휴일로 직원들은 보육, 간병 등에서 어려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퇴사는 줄어들 것이고 휴일이 늘어남에 따라 일본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페인 남부에 소재한 소프트웨어 회사인 델솔은 지난해 주4일제를 도입해 성공을 거뒀다. 결근율은 28%나 줄었고 매출 성장률도 그대로 유지됐다. 주4일제 도입 후 퇴사를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독일 정보기술(IT) 회사 아윈도 지난해 봄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4일제 실험에서 실적, 직원 만족도, 고객 만족도가 모두 상승한 것을 확인해 지난 1월부터는 대상을 전직원으로 확대했다. 아담 로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행복하고 소속감이 높고 균형잡힌 근로자들이 더 많은 효율을 낸다고 굳게 믿는다"면서 "직원들은 더 스마트하게 일할 방법을 찾고 생산성은 낮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부동산회사 퍼페추얼가디언의 앤드루 반스 CEO는 일찌감치 주4일제를 실험한 뒤 아예 주4일제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2018년 240명 직원에 8주 동안 주4일를 실험한 뒤 생산성은 향상되고 직원들의 스트레스는 줄어든 것을 확인, 주4일제를 영구 정착시켰다. 반스 CEO는 이후 비영리단체를 구성해 주4일제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주4일제를 도입하는 기업들로선 직원들의 만족도 상승으로 인재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일자리 증가, 휴일 증가에 따른 관광업 활성화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영국 싱크탱크 오토노미의 윌 스트롱 연구원은 파이낸셜리뷰에 "주4일제가 추진력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근무시간 단축은 전적으로 현실적인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보편화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제조나 고객 서비스 등 불가피하게 주5일제 근무를 이어가야 하는 직군에서는 불공정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축된 시간을 메우기 위해 기업이 추가 고용에 나선다면 기업의 비용이 늘어나고 기업의 이익을 갉아먹어 되레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스페인에서도 주4일제를 반대하는 정치 및 재계 지도자들은 스페인의 낮은 생산성을 지적하면서 경제 위축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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