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320여 필지 중 1곳 지주 대표만 '특혜성 분할'
[KBS 창원]
[앵커]
한국토지주택공사, LH는 투기나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해 지구개발사업 공고를 낸 뒤 토지 분할을 해주지 않습니다.
KBS 취재 결과, LH가 추진한 김해 진례 미니 신도시 조성사업의 대상 필지 320여 곳 가운데 단 한 필지만, 토지 분할을 허용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토지 수용에 반대한 지주 모임 대표의 땅이었는데, 경찰도 내사에 나섰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LH가 임대아파트 등 4천 가구를 공급할 47만여 ㎡ 규모의 김해 진례 미니신도시 터입니다.
사업이 발표된 건 2016년 6월, 당시 LH는 수용 예정이던 땅 주인들에게 토지 분할과 합병 행위를 제한한다는 공고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3년 뒤, 토지 보상을 앞둔 2019년 6월 필지분할이 이뤄진 건 320여 필지 가운데 단 한 필지!
LH가 2,095㎡ 규모 한 필지를 1,150㎡와 946㎡ 두 땅으로 분할해준 겁니다.
[지주/음성변조 : "누구는 잘라주고 누구는 안 잘라주느냐, 대책위원장이라고 잘라줬냐(고 항의했죠.) 절세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 하고 싶어 하니까…."]
이어 다른 땅 주인들도 분할을 신청했지만 LH는 나머지 325필지 모두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철우/김해시 진례면 지주 : "참 황당하죠. LH공사에 대해서 저 토지인한테 무슨 업무적으로 약점이 잡혔길래 왜 저 한 사람만 분할 등기를 해주고…."]
LH는 투기나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해 지구개발사업 공고를 낸 뒤에는 토지 분할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진례 미니 신도시의 경우 같은 규모라도 필지에 따라 양도소득세 차이는 수천만 원대!
땅을 쪼개는 만큼 경우에 따라 입주권 혜택도 따로 있어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겁니다.
[심형석/사우스웨스턴캘리포니아대학 부동산경영학과 교수 : "필지를 분할해서 보상 문제에서 우위를 가지려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나중에 (여러 개의) 입주권이라든지 이런 걸 받을 수 있거든요."]
LH의 필지분할을 허용받은 것은 당시 수용 반대 지주들의 대책위원장!
2016년부터 3년여 동안 진례 미니 신도시 개발과 토지 수용을 반대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고 있었습니다.
이 대책위원장은 허용된 필지분할로 한 필지를 판매하고 세금 일부 부담을 덜긴 했지만, 위원장 직위를 이용하지 않았고 지주의 한 사람으로서 신청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LH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으며, 특혜 의도는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LH 관계자/당시 보상 담당/음성변조 : "앞에 (분할)했던 것이 잘못됐다고 인정합니다. 과세행정에 혼란을 줄 수 있겠다 해서 원상회복 조치를 빨리 하자 (했고) 전혀 특혜가 아닌 거죠."]
하지만, LH의 다른 보상 담당 직원들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A씨/LH 보상 담당 직원/음성변조 : "법적으로 안 되는 건 없는데 우리가 통상적으로 해주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다 해달라고 그러면 다 해줄 수가 없잖아요."]
[B씨/LH 보상 담당 직원/음성변조 : "일반 원칙으로는 안 되는 거죠. 석연치않은 부분이 있고..."]
경찰은 진례 미니신도시 토지 수용 과정에서 특혜성 분할 여부와 배경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서다은/그래픽:김신아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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