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초·재선 커지는 쇄신 목소리..'조국' 얘기엔 당내 갑론을박 여전
재선들 "초선 반성메시지에 공감..함께 하겠다"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4·7 재보궐선거 패배를 두고 12일 더불어민주당의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내에서 쇄신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원인 진단과 쇄신의 방향에 대해 당내 중진 의원들과 의견이 서로 엇갈리면서 당내 갈등이 오히려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초선·재선 의원들은 이날 오전 여의도에서 각각 모임을 갖고 재보선 패배 원인과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의논했다.
초선인 한준호 의원은 "어떤 내용을 당 쇄신을 위해 전달할까, 패배요인보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논의를 주로 했다"며 "당의 방향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보다는 다양성을 빠뜨리고 가는 것 아니냐, 무엇을 담을 것이냐(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앞으로 모임을 정례화하고, 운영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당 쇄신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대표 후보들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등 세력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오는 14일에는 당 원내대표 선거 후보들을 상대로 재보선 패배 대책과 향후 원내 운영 방안 등을 묻는 비공개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 2030세대 초선 의원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거론하며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강성 당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는 중이다.
재선 의원들도 이날 별도의 모임을 갖고 초선 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재선 의원 일동은 오후에 입장문을 내고 "2030을 비롯한 초선 의원들의 반성 메시지에 적극 공감하며 함께하겠다"며 "우리와 다른 생각을 가진 보수논객은 물론 교수, 전문가, 2030세대 청년들을 모시고 그분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대 청년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점,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던 점 등 국민과의 공감이 부족했던 당의 모습에 깊은 반성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위선을 조장하는 정책과 기조가 있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돌아보고 국민만을 바라보며 정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실패를 인정하는 과감한 정책기조의 전환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재선 의원은 "모임에선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출마했어야(후보를 냈어야) 했느냐, 말아야 했느냐 등에 대해 짚어보자는 의견도 나왔다"며 "(당내) 다른 목소리도 충분히 들었어야 했는데 일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 너무 과도하게 반응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는 말도 있었다"고 전했다.
선거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의원들 대신 새로운 인물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는 기존의 친문(친문재인)계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당내 소장파로 알려진 조응천 의원은 이날 재선의원 모임을 마치고 "최고위원 선출은 비대위에서 한번 결정했던 것(중앙위원회 선출)을 또 뒤집었다(전당대회 선출)"며 "그것도 나는 기득권에 안주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을 바꿔야 하는데 지금 원내대표 나온다는 후보들도 국민들 보기에 프레시(신선)하다고 보기엔 함량 미달"이라며 "재선의원 중에 괜찮은 후보들이 나와서 열심히 캠페인하고 그러면 설사 (원내대표가) 되지 않더라도 참신해 보이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쇄신론에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조 전 장관 문제를 끄집어내는 데 대해 민감한 반응이다.
당 대표에 도전하는 홍영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문제는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좀 더 엄격하게 판단하는 것에 부족했다"면서도 "검찰개혁의 문제를 조 전 장관의 개인적 문제와 연결해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3선의 김경협 의원 역시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 전 장관 문제는 지난해 총선 이전에 발생했던 문제"라며 "이것을 보궐선거 패인으로 분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 '친문(친문재인)' 인사가 당대표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친문과 비문 프레임은 언론에서 하는 것"이라며 "당내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분은 거의 없다. (강성 친문 표현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종환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회의에서 "패배에 대한 책임 역시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은 김태년 전 원내대표의 조기 사퇴로 공석이 된 원내대표 선거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친문 윤호중 의원(4선)과 비주류 박완주 의원(3선)이 출마해 16일 선거를 치른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참패 이유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꼽는 것에 대해선 "이미 1년 반 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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