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표적진단·치료 국내 기술로 가능해지나

서울대병원 교수팀·바이오벤처, 방사선 동위원소 활용
암세포 선택 제거 진단제·치료제 임상 중..상용화 추진

[서울=뉴시스]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곽철·정창욱 교수,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팀은 바이오 벤처기업 셀비온과 함께 남성호르몬 억제 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거세저항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립선특이막항원(PSMA) 표적 진단제 ‘PSMA-NGUL’와 치료제 ‘PSMA-DGUL’ 상용화에 나섰다고 12일 밝혔다. 왼쪽부터 곽철, 정창욱, 강건욱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2021.04.12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방사선 동위원소를 붙인 방사선 의약품을 활용해 전립선 암을 진단하고 원하는 암세포를 선택해 제거할 수 있는 진단제와 치료제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곽철·정창욱 교수,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팀은 바이오 벤처기업 셀비온과 함께 남성호르몬 억제 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거세저항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립선특이막항원(PSMA) 표적 진단제 ‘PSMA-NGUL’와 치료제 ‘PSMA-DGUL’ 상용화에 나섰다고 12일 밝혔다.

PSMA란, 전립선세포 표면에 주로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이를 표적하는 방사선 동위원소를 활용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PSMA 표적치료의 원리다.

서울대병원은 진단용 의약품과 치료제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기술을 이전 받은 셀비온이 임상용 신약을 생산해 비임상 시험(동물 실험)까지 마쳤다.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치료제인 ‘PSMA-DGUL’은 이달 초 식약처 인허가를 위한 1·2상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앞서 동물 실험에서 외국에서 기존에 사용 중인 치료제 ‘PSMA-617’보다 치료 효과가 더 좋았다. 분자구조가 더욱 단순해 다른 장기에서의 체외 배출 속도가 빠르고 부작용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상시험 참가 환자들은 6주 간격으로 4회에 걸쳐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진단제 ‘PSMA-NGUL’은 1상을 마치고, 2·3상 다기관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경쟁 진단제인 'PSMA-11'보다 진단 성능이 더욱 우수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PSMA-NGUL을 주입한 환자들은 신장, 침샘 등 다른 장기에서는 흡수율이 낮은 반면, 병변에서의 흡수율이 높았다. 영상에서 색이 진하게 나타나 확실하게 전립선암을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연구는 미국 핵의학회 저널 '저널 어브 뉴클리어 메디슨(Journal of Nuclear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PSMA 표적 진단제와 치료제는 방사선 의약품을 활용해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tics)을 동시에 하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를 달성할 수 있다. 진단과 동시에 특정 부위에만 치료를 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강건욱 핵의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진단 시 불소 등을 활용하고 치료는 PSMA-617을 이용하는 등 진단과 치료가 불일치했다”며 “이 기술은 진정한 테라노스틱스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곽철 비뇨의학과 교수는 “거세저항전립선 환자 다수가 외국에 나가 PSMA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이제 국내에서 더 우수한 기술로 PSMA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서구에서 남성암 발생률 1위는 전립선암이다. 국내 전립선암 발병률은 4위로,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전립선암은 악성도가 높고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자주 발생한다. 대개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치료를 시행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호르몬 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거세저항전립선암으로 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