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에 버린다..내일(13일) 최종 결정
[앵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방침을 사실상 굳혔습니다.
곧 열릴 관계 각료 회의에서 공식 결정이 나올 전망인데요.
국내외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글로벌 ET>에서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은준수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할지 곧 최종적으로 결정한다고요?
[기자]
네, 화요일(13일) 각료 회의에서 나올 전망입니다.
바다에 흘려보내는 안이 유력해 보입니다.
이번 회의는 가토 관방장관 주재로 열립니다.
관계 부처 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데, 오염수 처리 계획과 함께 주변 지역 주민들의 피해 대책 등이 논의될 전망입니다.
회의에 앞서 스가 총리는 곧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뜻을 거듭 내비치고 있습니다.
[스가/일본 총리/12일/국회 : "후쿠시마의 부흥에 있어서, 처리수(오염수)의 처분은 피할 수 없다,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는 과제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원전 오염수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가는 건가요?
[기자]
일본 정부는 이 원전 오염수를 40분의 1로 희석해 시간을 두고 차례로 방류할 계획입니다.
방사성 물질을 매일 특수한 정화장치로 거르고 있기 때문에 인체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해양 방류 계획이 확정되면,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본격적으로 방류 준비에 착수합니다.
필요한 절차와 공사 등을 고려하면 실제 방류하기까지는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부터 무려 30년간 방류가 계속됩니다.
전문가들은 오염수를 아무리 희석해도 삼중수소 등 일부 방사성 물질은 기술적으로 거를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 정부는 자신 있다고 하는데, 우려는 끊이지 않습니다.
이럴만한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일본 정부는 좀처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전 사고 이후 폐기물 부실 관리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엔 이렇게 컨테이너가 빽빽하게 쌓여 있습니다.
원전 폭발 당시 시설 잔해와 방호복 등 폐기물이 담겨 있습니다.
도쿄전력 측은 컨테이너 8만 5천 개 중 4천 개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이후 7년 가까이 폐기물 관리가 미흡했던 겁니다.
[도쿄전력 관계자 : "컨테이너 내용물 파악은 시간이 필요하거나 아예 파악이 곤란한 상황입니다. (2017년 11월 전까지) 컨테이너 번호와 내용물을 연결짓는 작업은 하지 않아서…."]
지난달 이 근처에선 방사선량이 높은 폐기물 덩어리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일본에서도 여론이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행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일본 정부는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오염수 저장 탱크가 거의 다 찼기 때문입니다.
현재 원전 주변에 보관 중인 오염수는 125만여 톤으로 이미 90% 이상 차올랐습니다.
오염수를 저장할 탱크를 더 늘리는 일도 간단치 않은 데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습니다.
절박한 상황을 이해해달라며 일본 정부가 호소하고 있지만, 여론은 싸늘합니다.
올해 초 여론조사에서도 일본 국민 55%가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고 응답했습니다.
후쿠시마 현지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의 수입 규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판로마저 끊길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어업 종사자 : "(우리가 만드는) 생선 관련 식품을 사람들이 과연 받아들일지 불안합니다. 할 수 있다면 바다에는 한 방울도 흘려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오염수 방류가 도쿄 올림픽 부흥 정책이냐며 현지에선 이런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뿐이 아니죠.
이웃 국가들은 물론 국제 환경 단체들도 원전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뜻을 뒤집을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기자]
네, 오염수 방류가 가시화되면서 주변 국가들은 긴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일본 정부가 주변국들과 논의하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일본 정부를 포함한 모든 이해 당사국들과 긴밀히 논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후쿠시마에서 최근 세슘뿐 아니라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또 다른 방사성 물질이 발견됐다고 경고했습니다.
도쿄 올림픽 개막을 석 달여 앞두고 반발 여론이 부담될 수는 있겠지만, 일본 정부가 계획을 뒤집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스가 내각 지지율이 소폭 반등했고, 여기에 일본의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강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염수 방류 계획에 따라 우리 수산 업계에 예상되는 피해는 없는지 다시 한 번 자세히 따져보고, 대응해야겠습니다.
은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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