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은 코미디 아냐".. 칠레 BTS 패러디에 쏟아진 비난

김소연 2021. 4. 1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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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한 TV 프로그램이 인종차별을 웃음 소재로 삼은 방탄소년단(BTS) 패러디를 내보내 국제적인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BTS를 흉내낸 듯한 5명의 남성이 한국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그려진 이 프로그램에 대해 트위터 이용자들은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에 BTS 팬은 물론 일부 언론인 등도 트위터를 통해 "아시아 공동체가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적 공격을 겪고 있는 예민한 상황에서 이 같은 언어 조롱과 감염병 관련 농담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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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흉내낸 남성들, 한국어 잘못 쓰고 한국 이름 조롱
방탄소년단(BTS)을 흉내낸 남성 코미디언들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한 10일 칠레 코미디쇼 '미바리오'의 한 장면. BTS칠레 트위터 캡처

칠레의 한 TV 프로그램이 인종차별을 웃음 소재로 삼은 방탄소년단(BTS) 패러디를 내보내 국제적인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BTS를 흉내낸 듯한 5명의 남성이 한국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그려진 이 프로그램에 대해 트위터 이용자들은 불쾌감을 나타냈다.

10일(현지시간) 칠레 코미디쇼 '미바리오(MiBarrio)'는 K팝 아이돌을 연상케 하는 옷차림의 남성 코미디언 5명이 심야 토크쇼에 출연한 상황극을 선보였다.

트위터에 공유된 이 방송 영상에서 이들은 각각 김정원(One), 김정투(Two), 김정스리(Three) 등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사회자는 "북한 지도자 이름에 숫자를 붙인 것 아니냐"며 웃음을 터뜨렸다. 한국의 특수한 남북 분단 상황을 웃음 소재로 삼은 것이다.

이들은 또 "진짜 이름을 말해 달라"는 사회자의 요구에 "뷔·정국·어거스트 디·제이홉·진" 등을 언급해 BTS를 패러디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배우고 싶어하는 한국어를 말해 보라'는 주문에는 중국어로 답하고, 의미를 묻는 말에는 "나 백신 맞았어"라고 스페인어로 답했다. 최근 서구 사회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계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오인하고 공격하는 이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아시아계 비하 코미디를 내보낸 것이다.

방탄소년단(BTS) 팬이 '인종차별에 근거한 BTS패러디'라며 트위터에 올린 글과 해당 방송 영상. BTS칠레 트위터 캡처

이에 BTS 팬은 물론 일부 언론인 등도 트위터를 통해 "아시아 공동체가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적 공격을 겪고 있는 예민한 상황에서 이 같은 언어 조롱과 감염병 관련 농담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이 프로그램 관련 논란을 소개하며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BTS가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를 낸 지 불과 몇 주 만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전했다.

BTS는 지난달 30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어와 영어로 글을 각각 올려 인종을 넘어선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글과 함께 아시아인 혐오 범죄를 규탄하는 해시태그 #StopAsianHate #StopAAPIHate로 입장을 전했다.

SCMP 분석에 따르면 BTS의 이 같은 성명은 2건의 상징적인 인종차별적 사건 직후 나왔다.

2월 독일 라디오 바이에른3의 진행자인 마티아스 마투시크는 BTS를 코로나19에 비유하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대중의 질타를 받고 사과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수집용 일러스트 카드 제작사 톱스(Topps)가 BTS를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한 카드를 내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달 방탄소년단(BTS)을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해 비난 받은 미국 수집용 일러스트 카드 제작사 톱스(Topps)의 카드.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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