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친문' 논의서 맴도는 '민주당 자성론'
[경향신문]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반성과 혁신’ 논의가 ‘조국 사태 성찰’과 ‘친문(재인) 후퇴론’에서 맴돌고 있다. 친문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국 사태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친문 계파’의 존재를 부정하는 등 당내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민주당은 재·보선 참패에 대한 ‘반성’ 차원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을 ‘소환’했다. 20·30대 의원들은 지난 9일 “조국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 생각했다”며 조국 사태로 시작해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이어진 검찰개혁 과정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강성 지지층이 이들 의원을 ‘초선 5적’으로 부르는 등 조국 사태를 선거 결과와 연결시키려는 시도에 반발이 잇따랐다. “총선 때 이미 평가 받은 사안을 선거 패인으로 분석하는 건 무리”(12일 김경협 의원), “조국, 검찰개혁이 문제였다면 총선 때는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나”(지난 9일 정청래 의원) 등 ‘강성 친문’ 의원들의 반박도 잇따랐다.
조국 사태를 ‘반쪽’으로 축소 해석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차기 당권주자인 친문 4선 홍영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문제를 국민 눈높이에서 공감하는 데 안이했다”면서도 “검찰개혁의 문제를 조 전 장관의 개인적 문제와 연결시켜 평가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 대표·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비주류의 노웅래·조응천·박용진 의원 등이 제기하는 ‘친문 용퇴론’은 ‘혁신 주체’와 관련돼있다. 그간 당을 운영한 친문 주류 세력들로는 혁신이 어렵다는 취지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도 “당내 경선이 그 나물에 그 밥으로 가면 앉아서 죽는다”고 말했다. 친문 측은 ‘계파색 흐리기’로 맞서고 있다. “친문·비문 주장은 당내에 거의 없으며 언론의 프레임”(홍 의원)이라거나 “의원 활동을 해오며 계파보다 당을 우선 생각해왔다”(윤호중 의원)는 식이다. 윤 의원은 유력 원내대표 후보다.
이처럼 선거 패인과 혁신 주체를 둘러싼 논쟁들은 당의 방향성에 대한 주도권 다툼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차기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노선 투쟁만 불거질 경우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 의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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