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자유로운 토론 없으면 혁신 골든타임 놓친다" [인터뷰]

윤승민·김상범 기자 2021. 4. 1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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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출마한 박완주 의원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완주 의원(55·충남 천안을·3선)은 12일 “서민·민생 중심, 민주화, 공정 등 민주당의 가치를 복원하는 게 변화와 혁신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에 큰 기대를 걸고 지난해 21대 총선 때 여당에 엄청난 힘을 모아주셨지만, 민생도 개혁도 똑부러지게 하지 못하고 바뀌는 게 없어 심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로운 토론을 방해하는 문자메시지 등 폭력에 가까운 위협 문제를 의제화해야 한다”며 “건강한 당내 토론이 가능하도록 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와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친다”고도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상한 때에 원내대표로 출마한 각오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컸다. 좀 더 도덕적이고, 특권층보다 공정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해 이번 선거에서 심판을 받았다. 민주당은 서민·민생 중심 정당이고 민주화 상징 정당이자, 젠더 문제를 가치있게 여긴 정당이었다. 이 가치를 복원하는 작업이 변화와 혁신의 출발점이다.”

- ‘당 중진 의원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코로나19 탓에 열린 비대면 의총이 실질적인 논의를 모으지 못한다는 초선 의원들의 지적이 있었으나. 20대 국회 때 원내지도부를 경험했던 중진으로서 개선을 요구하지 못했다. 또 당헌·당규를 바꿔 재·보선에 후보를 낼 때 ‘민심은 원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키워서 전달하지 않은 점도 반성한다. 당헌·당규를 바꾼 것은 민심을 읽지 못하고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한 오만함의 결과였다.”

-원내대표가 돼 당헌·당규를 다시 바꾼다고 해도, 또다시 바뀌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나.

“일단 선거에서 혼났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다시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잘못된 걸 바로 세우는 차원이기도 하다.”

- 열성 지지자들이 혁신을 요구하는 초·재선 의원들을 비판하고 있다.

“당의 주인이 당원인 것은 맞다. 치열한 논쟁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의견에 문자메시지 등으로 폭력에 가까운 위협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자유로운 토론을 방해하는 행위를 막는 방법을 당내 의제로 상정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초선 의원들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표하기 시작했고, 재선·3선 의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위협적으로 느끼는 행위들에 대해 눈감을 수는 없다. 국민들이 회초리를 들었고 우리는 맞았다. 맞았는데도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 개혁과제와 민생과제는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원내대표가 되면 가장 먼저 의원총회를 열어 개혁과제와 민생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겠다. 그 후 국민 의견을 듣고, 야당과 입법·정책을 조율할 것이다. 민심을 거스를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지난 1년간 통과한 법안들과 관련 정책들을 후퇴시킬 생각은 없다. 하지만 민심에 더 귀기울여서 정책을 정교하게 다듬겠다. 개혁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얼마나 체감하느냐도 중요하다. 국민들은 개혁에 대해 체감하지 못하고 선거를 통해 우리에게 경고를 보냈다고 본다.”

- 당·정·청 관계에도 변화를 줄 생각인가.

“당이 청와대의 입법과제를 무조건 뒷받침하기보다는, 민심을 정부나 청와대에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 민심과 정책기조는 긴밀해야 한다. 결국 국민들이 동의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는 것이다. 당이 청와대를 주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이 섬세하게 민심을 살펴서 당·정·청이 더 긴밀하고 굳건하게 움직이게 해야 한다.”

- 원내대표 후보로서의 강점은.

“20대 국회 때 123석을 가진 당의 원내수석부대표로 234명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성을 이끌어냈다. 당내·외 소통을 하고 정치 복원 능력이 있다. 원내대표가 된다면 야당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재배분하는 등 정치 복원을 위한 논의를 하겠다. 모든 상임위원장을 한 당이 독식하는 것이 아주 없던 일은 아니었지만, 국민들은 국정 파트너인 야당과의 협치를 원한다.”

윤승민·김상범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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