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거리는 국제 곡물가격.. 밥상물가 상승 트리거 되나
벌크선 운임도 올라 상승세 자극
선물가격지수마저 우상향 뚜렷
정부, 수입곡물 관세 일시 철폐
애그플레이션 차단 효과에 촉각
옥수수, 밀 등 주요 수입곡물 가격에 이어 미래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선물가격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곡물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운임도 뛰고 있어 이래저래 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상승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 이어지나
12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곡물지수는 123.6으로 전월보다 1.7% 떨어졌으나 지난해 동월 대비 26.5% 상승했다. 곡물 가격은 지난해 6월 96.7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매달 상승세를 이어왔다.
주요 곡물의 수입단가도 이에 맞춰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달 식용 곡물 수입단가는 t당 밀 282달러, 옥수수 265달러, 채유용 콩 499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각 1.7%, 1.3%, 1.6%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는 t당 밀 267달러, 옥수수 247달러, 대두박 440달러로 각각 5.8%, 5.9%, 5.7% 상승했다.
문제는 곡물 가격 상승을 견인할 전망들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곡물 수입단가는 식용 109.4(한국 수입가·원화 기준), 사료용 107.6으로 전분기 대비 각 8.9%와 8.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곡물을 운반하는 운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곡물 운반을 담당하는 벌크선의 운임인 건화물운임지수(BDI)는 지난 3월 2005로 전월보다 33.7%, 평년보다 148.2% 올랐으며 상승 추세를 그리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 BDI는 407에 불과했다.
■물가상승 트리거 우려
곡물 가격 상승이 결과적으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3.7%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1.5%↑)을 주도했다. 특히 국내에서도 지난해 작황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파, 계란 가격이 급상승했다.
이에 각국 정부도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중국은 경작지 보호조치를 실시하고 미국산 대두 수입도 예년보다 3개월 일찍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지난해 말 각각 인도, 프랑스의 곡물기업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우리 정부도 지난 7일 인플레이션과 수급을 우려해 관세 인하조치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기본관세율이 3%인 식용옥수수의 연말까지 소요물량 128만t에 대해 한시적으로 긴급할당관세 0%를 적용했다. 정부가 수입곡물에 대해 관세를 일시적으로 철폐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곡물가 파동이 있었던 지난 2008~2014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곡물가격 대응책이 물가상승 압력을 막는 데 효과를 발휘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곡물가격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 매뉴얼이 시차 면에서 뒤늦다는 이유에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0월 해외곡물시장 동향을 통해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면 동남아에서 남미에 이르기까지 주요 곡물산지가 가뭄과 홍수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가격도 폭등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국내 업체들이 곡물 가격을 지불하는 시기에 대응정책을 발표하는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곡물 대금을 납부하는 시기는 선물 가격이 정해진 이후 6개월 정도 시차가 있다"며 "곡물 가격 상승 이후 지난해 말 업계와 논의해 결정한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세 철폐 등은 농식품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으로 기획재정부와 논의 끝에 적기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정부가 '식량안보' 대책을 쌀 위주로 하는데 밀, 콩 등 주요 수입곡물에도 실질적 비축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곡물 비축치를 더 마련하는 식품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기업과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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