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미착용 과태료 첫날, 업주들만 '노심초사'

박대준 기자 2021. 4. 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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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섭취때만 벗어달라" 요청에 고객 냉랭
식당·버스 이용 일부 시민들 여전히 '턱스크'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 시행 첫날인 1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커피전문점 테이블에 마스크 착용 안내 문구가 있다.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상관없이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미착용자에 대해서는 과태료 10만원, 운영 및 관리소홀 책임이 있는 업주 등 관계자에게는 1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2021.4.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경기=뉴스1) 박대준 기자 = “결국 마스크를 마음놓고 벗을 수 있는 공간이 집뿐이네요.”

12일 오후 1시 경기 파주시청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온 한 40대 직장인 A씨는 강화된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한숨을 쉬었다.

A씨는 이날 아침 출근 직후 회사 측으로부터 “오늘부터 실내에서도 마스크 미착용이나 턱스크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다. 특히 회사 주변은 관공서가 밀집한 곳이라 언제 단속이 나올지 모르니 주의해 달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

실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위반시 계도 없이 즉시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강화된 방역지침이 적용되는 이날 본격적인 단속 모습은 찾기 어려웠지만 곳곳에서 업주와 손님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고양시의 대표적인 음식점 거리인 ‘애니골’내 한 식당 주인 B씨는 몰려든 점심손님들 속에 혹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손님이 있을까 하루 종일 ‘노심초사’ 했다.

B씨는 2명의 종업원들에게 “손님이 앉으면 ‘식사가 나오기 전까지 꼭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는 안내를 잊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매장이 넓고 손님접대에 계산대까지 지키느라 정신이 없었다.

B씨는 이어 “종업원들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손님들이 반찬이 차려지자 마자 약속이나 한 듯이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를 나누길래 다시 착용을 부탁드렸지만 ‘반찬 먹는 중’이라며 화를 내 그냥 돌아섰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식당의 주인은 “낮에는 그나마 대화로 끝나지만 저녁 장사는 술 취한 손님들이 많아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이전에도 식사가 끝난 후에 마스크를 벗고 큰소리로 떠들어 옆 테이블 손님들의 항의를 받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일산의 한 당구장에서도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턱스크’를 한 손님에게 업주가 양해를 구하자 “안경에 김이 서려 공을 제대로 맞추기 힘들다”고 맞대응, 결국 이 불편한 손님은 끝까지 ‘턱스크’를 고집했다고 업주는 전했다.

이처럼 업주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적지않은 과태료 때문이다. 마스크 미착용자가 적발된 업소는 운영자의 관리소홀을 들어 1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의정부시의 한 노래방 업주는 “이전부터도 실내 마크스 착용 지침은 지켜져 와 손님들이 대부분 잘 따라주고 있지만 이제는 언제든지 신고를 당할 수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업주들의 고민과는 다르게 곳곳에서는 아직도 이날부터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설마 진짜 단속 나오겠어’라며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이모씨(고양 화정동)는 “오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중 마스크도 쓰지 않고 반찬 셀프코너를 오가는 사람을 목격했다. 주변 사람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강모씨(고양 백석동)도 “버스를 타고 학원을 가던 중 50대 남성이 탑승 과정에서는 마스크를 썼지만 바로 앞자리에 앉자마자 벗어 기분이 찜찜했다. 결국 버스기사가 마스크를 벗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고 전했다.

소규모 직장 등의 실내 공간에서의 마스크 미착용 단속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산의 법조타운으로 불리는 고양지원 앞 법무법인에서 근무하는 C씨는 “직원 5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민원인만 없다면 답답해서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직원들끼리 눈치볼 일도 없고 작은 사무실까지 단속 나올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치가 과도한 단속보다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느슨해진 마음을 추스르자는 경각심을 주는 조치라는 의견도 나왔다.

경기북부지역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단속하기는 쉽지 않고 그런 계획도 현재는 없다”며 “그러나 주변에서 누군가 신고를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좀 더 마스크 착용에 신경써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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