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문해도 38주..반도체 대란에 차 업체 68조원 손실

서진우 2021. 4. 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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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대란
세계 車 매출 감소 68조 예상

◆ 위기의 K반도체 ① ◆

한국이 차량용 반도체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차량용 반도체 생산·공급에 소요되는 기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장 시스템 제어용 반도체 대신 고성능 반도체 시장을 노려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코로나19에 따른 완성차 업체 수요예측 실패로 시작됐으며 휴대폰·가전용 반도체 우선 생산과 반도체 공장 재해·사고로 어려움이 심화됐다.

연구원은 수급 차질이 가장 큰 품목으로 차량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MCU)'을 꼽았다. 이에 대한 '설계→생산→모듈·시스템 제작→완성차 양산' 과정 중 생산 부문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감산이 진행 중이며 국내에서도 이달부터 현대차·기아의 생산 차질마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연구원은 차량용 MCU 생산계획 수립부터 입고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공급난 발생 이전 평균 12~16주였지만 대만 업체 TSMC의 반도체 주문 폭주로 지금은 26~38주나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올해 1분기 자동차 생산 차질 물량은 130만대, 세계 완성차 매출액도 606억달러(약 68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의 98%를 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MCU 등 주요 품목의 국내 공급망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연구원은 이미 글로벌 강자들이 견고하게 자리 잡은 MCU 중심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기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같은 고성능 반도체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자동차에는 1대당 MCU 40여 개가 들어가는 분산처리형 전자제어장치(ECU)가 탑재되고 있지만 앞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이 늘어나면 AP 기반 집중처리형 고성능 제어기 투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AP 기반 집중처리형 고성능 제어기는 차 1대당 3개 정도 탑재된다.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가 AP 같은 범용 통합 칩으로 대체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도 확대 적용된다면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고성능 반도체 시장의 미래차 기술 연구개발에 글로벌 기업도 나서고 있는 만큼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와 반도체 업체 간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이나 보안, 데이터 시장 등에도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텔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시스템온칩(SoC·여러 시스템을 한 칩에 구현한 반도체), 테슬라는 자율주행차용 AP를 각각 개발 중이다.

연구원 측은 "차량용 AP는 개발에 오랜 기간이 걸리고 사용 주기가 10년이 넘어 지속적인 관리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며 "엄격한 안정성 검증도 요구되는 만큼 업체 부담이 커 정부 지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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