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복' 공유X박보검, 비주얼부터 스토리·액션까지..강렬하게 通했다(종합)
‘서복’ 이용주 감독이 ‘인간의 삶’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두려움을 이야기한 가운데 믿고 보는 액션 장인 공유와 맑은 얼굴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박보검의 케미가 빛을 발한다.
12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공유, 조우진, 장영남, 이용주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용주 감독은 ‘건축학개론’ 이후 오랜만에 복귀를 했다. 그는 “다음 작품은 빨리 하겠다고 매일 다짐했는데, ‘서복’이 오래 걸린 이유는 특별한 건 없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오래 걸린 게 컸다. 중간에 중국에서 영화를 찍을 뻔 하다 무산됐고, 시나리오를 오래 쓴 게 걸렸다. 다음 작품은 빨리 써보려고 다짐 중이다”라며 “장르를 바꿔가는 것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일부러 그러려는 건 아니다. 장르는 이야기의 외피라고 생각한다. 다음 것은 어떤 장르를 해야지 보다 내 첫 번째 영화였던 ‘불신지옥’의 테마는 두려움이었다. 그 이야기를 더 확장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 이야기를 만들다 보니까 키워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복제 인간 소재가 어울릴 것 같았다. 줄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 내용이 맞을 것 같았던 거지 장르에 대한 특별한 건 없었다”라고 소개했다.
배우들은 촬영과 관련된 에피소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공유는 “민기현(공유 분)이 처음 등장하는 신이 많이 편집됐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변기를 잡고 구역질하는 것이 나의 캐릭터로서도 첫 등장이었고, 실제 내 첫 촬영도 그거였다. 다소 건강하지 않은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첫 이미지를 심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얼굴 살도 많이 빼고, 민기현이 사람들에게 고통스러워하는 인물이라는 걸 굉장히 각인 시켜주고 싶었다”라며 “생각보다 많이 편집이 돼서, 내가 그걸 찍고 양쪽 몸에 담이 왔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편집이 돼서 기분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나름 힘들게 찍고, 웃기게도 그거 하느라 구역질을 리얼하게 했다가 양쪽 몸에 담이 와서 고생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간소화되어 있어서”라고 해명했고, 이를 들은 이용주 감독은 “미리 관계자들 모니터링을 했는데 숙취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어서 축소했다”라고 첨언했다.
공유는 가장 인상깊은 장면으로 장영남과 대화를 주고받는 신을 꼽았다. 이런 이유에 대해서는 “장영남의 대사가 인상 깊다. 기현에게 툭 말하는 대사가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마음에 들었다.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한 줄의 대사겠구나를 시나리오 볼 때부터 생각했다. 여전히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돌아보면서 툭 뱉는 ‘사람들 참 겁 많죠. 욕심도 많고’ 이 대사가 많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밝혔다.
조우진은 “영화보고 생간난 건 박보검의 맑은 얼굴이었다”라고 고백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맑은 에너지와 함께 처음부터 유영하는 걸 느꼈다. 그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시나리오보다 더 감성적이고 깊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후반부 장면들 보면 야간 촬영이 많다. 밥차에 뷔페가 자주 왔다. 박보검 팬분들, 공유 팬분들께서 번갈아 가면서 보내주셨다. 뷔페 끝나고 정말 포만감을 안고 내려오면 커피차가 기본 석 대 정도 와 있더라. 굉장한 팬덤이구나 했다. 가장 풍성한 밥차와 커피차를 목격한 기억이 큰 에피소드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역시 공유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자신이 작품을 선택하는 계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공유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보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작품, 어려워서 안 했던 이야기에 더 흥미를 느끼고 그것으로 인해서 선택을 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캐릭터가 그 전에 내가 했던 캐릭터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라서 작품을 택한다기보다 사실 관객분들이 보시기에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졌다면 그거는 다행스러운 일인데 그건 내가 판단할 일은 아니고 관객들이 판단해야 할 모습이다. 작품을 선택할 때 새로운 캐릭터보다 시나리오와 구성, ‘이게 조금 어려운 이야기 아닐까?’하는 것에 감히 손이 가는 성향의 사람 같긴 하다”라고 답변했다.
무엇보다 이용주 감독은 “9년 동안 ‘서복’을 쓴 걸 안 믿으시는데 진짜 그랬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불신지옥’도 그렇고 ‘건축학개론’도 그렇고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바라보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개인적인 어떤 사건도 있었고, 이 이야기를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강박을 가지니 오래 걸린 거도 있다”라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에서 이용주 감독은 “민기현이 서복(박보검 분)을 보는 시선이 제일 중요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죽지 않는 걸 볼 수 있지도 않고 어떻게 믿느냐 하지 않냐. 죽음을 앞둔 민기현이 어찌보면 헛된 믿음을 품고 믿음을 완성해가는 가정이라지 않을까. 그러다 서복에게 구원받는 민기현, 그것이 가장 중요했다. 주인공의 시점이, 복제 인간 보다 그를 보는 동행인인 관계를 차별점으로 생각했다”라고 진솔한 생각을 전했다.
‘서복’은 극장과 티빙에서 동시 개봉을 한다. 이용주 감독은 “작년 말에 개봉하려다 개봉이 연기가 되면서 나뿐만 아니라 영화를 찍고 개봉을 기다리는 분들 다 힘든 걸 알고 있다. 어떻게 될지 막연했다. 모든 게 코로나19에 달려 있으니까. 티빙 OTT쪽으로 갔으니 극장에 안올까, 극장도 오고 OTT도 볼까 했다. 향후 영화 산업에서도 영향을 미치겠구나 했다.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라고 견해를 공개했다.
조우진과 공유가 ‘도깨비’ 이후 재회하는 것 역시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조우진은 “공유와 긴 대사를 나누는 장면이 있으니까 연습을 할 겸 보면 어떻겠냐고 했는데 전해온 소식은 공유가 나를 아주 믿고 있는대서 큰일났다 싶었다. 남다른 긴장감을 안고 첫 촬영에 임했다. 조금 많이 그런 텐션 같은 것들이 녹아내리는 순간을 봤다. 공유의 얼굴을 보고, 상대방 배우의 많이 변화된, 수척한, 그간 보지 못한 얼굴을 보고 그 짧은 시간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 그런 상대 배우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도깨비’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상대 배우를 크게 배려하고 같이 집중하고 케미를 이끌어가는 애티튜드 또한 나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감동을 받았다”라고 고마워했다.
공유 역시 “연기하기 전에 사적으로 많이 안 만나길 바랐다. 내가 굉장히 두려워하는 대상의 캐릭터를 하셨기 때문에 그 마음을 간직하기에는 ‘도깨비’ 때 같이 했지만 많은 신을 같이 하지 않아서 친분을 쌓을 시간이 별로 없었다. 이번에 너무 좋아하던 배우였고, 만나서 너무 빠른 시간 내에 친해질까봐 최대한 안 갖고 마주하는 게 조우진이 더 두려울 것 같더라. 실제 가진 눈빛, 카리스마를 다른 영화에서도 대단했기에 그런 믿음이 확고했다. 현장에서 대사를 하지 않아도, 이미 서 있을 때 존재감만으로도 민기현이 두려워할 수 있는 대상이었다”라고 고백했다.
전문직 캐릭터를 많이 맡아 온 조우진은 “가방끈에 비해서는 너무나 엘리트적인 면모를 지닌 전문직을 많이 하게 돼서, 사실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늘 자기 최면을 몰두하는 작업을 적지 않게 했다. 한때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연기자로 평가해주시니 부담도 되지만, 그래도 극복을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앞으로의 과제 같은 것들을 떠올리게 한 ‘서복’의 인물이 되지 않을까. ‘서복’을 보며 내 초심을 떠올릴 수 있었고, 조금 다른 색깔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그림 안에서 생성할 수 있길 바랐다. 앞으로 더한 노력을 해야겠다”라고 진지한 생각을 고백했다.
‘서복’을 통해 배우들은 자신이 느낀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공유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고민하고 결정을 하기까지, 하고 나서 영화를 찍는 내내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같이 했다. 이건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전제 하에 말하고 싶고, 현재로서는 얼마나 길게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하긴 한다. 그게 ‘서복’의 영향일 수도 있다”라고, 장영남은 “박보검 대사에서 존재에 대한 이유, 내가 뭘 하고 싶나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공감되더라. 왜냐하면 40대에 혼란스러운 시간들을 경험했다. 그래서 그 삶이란 게 역시 내 존재에 대한 가치를 스스로 끊임없이 찾아가는 시간 같다. 끊임없이 부딪히고 깎이면서 괴로워하고 어떨 때는 생각지 못하게 기쁘고, 그런 순간들에 웃고 울고. 그런 순간들을 맞이하는 것들이 쌓여가는 것이 내 삶의 의미지 않을까 싶다”라고 조심스러우면서도 속내 깊은 이야기를 꺼냈다.
공유는 자신이 해석한 서복과의 관계도 공개했다. 그는 “감독님이 나한테 말했듯, 반대편에 서있는 두 존재가 동행하게 되면서 서로를 헤아리고 이해하게 되고, 어떻게 보면 서로를 구원하게 되는 격인 관계라고 생각했다.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 게 관객들이 기현의 입장에서 서복을 바라보는 것이 영화에서 중요하지 않을까”라며 “관객분들이 마지막에 ‘만약 내가 기현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가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했다”라며 시나리오에 충실했음을 강조했다.
또한 “처음에는 낯선 서복이었고, 이해할 수 없는 존재였는데 동행 속에서 여러 사건을 겪고 자연스럽게 생긴 연민들도 있을 거였고, 이해하는 폭이 시간이 중첩되며 쌓아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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