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은 위험하고 31살은 괜찮나"..오락가락 백신 정책에 뿔난 2030

최대호 기자,김종서 기자,박세진 기자,이정민 기자,이종재 기자,조민주 기자 2021. 4. 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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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백신 30세 이상 접종 재개..제외된 20대·포함된 30대 '불만'
'혈전' 발생 논란으로 한동안 접종이 보류·연기됐던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재개된 12일 서울 중랑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백신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8∼9일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었던 특수학교 종사자와 유치원·초중고교 보건교사, 감염 취약시설 종사자 등 약 14만2천여명이 이날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맞게 됐다. 하지만 ‘희귀 혈전증’ 발생 가능성 우려로 인해 30세 미만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2021.4.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전국=뉴스1) 최대호 기자,김종서 기자,박세진 기자,이정민 기자,이종재 기자,조민주 기자 = 정부가 '혈전 논란'이 일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12일 재개한 가운데,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접종 권고 대상에서 제외된 20대는 물론, 혈전 부작용 논란에도 불구하고 접종 대상에 포함된 30대 역시 번복을 거듭하는 정부의 백신 정책에 강한 불신을 표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부터 AZ 백신의 2분기 접종 일정을 재개했다.

당초 정부는 지난 8일부터 특수교육‧장애아보육, 감염취약시설 등 대상자들에게 AZ 백신을 투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혈전증(희귀혈전증)' 발생 논란이 번지면서 7일 사전예방 차원에서 접종시기를 잠정 연기한 바 있다. 다른 AZ 접종 대상군 중 60세 미만에 대해서도 접종을 잠정 보류했다.

그러나 유럽의약품청(EMA)과 영국의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 관련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백신 접종 이득이 위험보다 커 접종 지속을 권고한다"고 밝히면서 정부도 검토 끝에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

다만 30세 미만은 2분기 AZ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했다. 30세 미만의 경우 백신접종으로 유발될 수 있는 희귀 혈전증으로 인한 위험에 비해 백신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는 게 이유였다.

혈전 발생 논란으로 한동안 접종이 보류, 연기됐던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재개된 12일 오후 서울 중랑구 보건소에서 한 간호사가 주사기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주입하고 있다. 2021.4.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언론 등을 통해 이 같은 정부 방침을 접한 일부 20~30대 청년들은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아닌 정책에 대한 불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도 제기하는 등 정부의 오락가락 백신 정책에 대한 적대감이 정치적 문제로 비화되는 모습도 포착된다.

광주시 거주 직장인 김모씨(28)는 "사실 백신 접종에 거부감이 있어서 고민 중이었는데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젊은층에서 접종률이 낮으면 요즘 세대는 자기 생각만 한다는 말도 들을 것 같아 맞기 싫었는데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양모씨(29)는 "30세 미만은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하는데, 31살은 어떤 이유에서 접종 후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접종 대상을 나눈 기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이미 1차 백신 접종을 한 30세 미만의 사람들은 부작용이 없을 경우에 한해 2차 접종을 하라고 하던데 과연 누가 접종할지도 의문"이라며 "부작용이 발생한만큼 백신접종을 중단한 뒤 대책마련을 최우선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원 원주의 직장인 한모씨(31)도 "29세는 맞으면 안된다고 하는데 30대 초반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라며 "백신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상황 속에서 백신 접종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전 서구 거주 남궁모씨(28)는 "임상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백신을 해외 각국은 물론 국내에서까지 보고되는 부작용을 감수하고 접종을 재개하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접종 대상을 갈랐다는 점이 위험성을 인정한다는 반증이고, 그렇다면 노약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도 멈춰야 한다고 본다"고 날을 세웠다.

대전 중구 거주 직장인 김모씨(25)는 "백신 접종률을 생각해봤을 때, 국민적 불안감을 안고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지경"이라며 "계속 접종하겠다는 AZ백신 수급도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은 무능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지역 대학생 유모씨(29) "혈전 부작용이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발생한 게 맞다는 인과관계가 먼저 밝혀져야 한다"며 "기간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이 중단되야 되는 것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방역당국 지침에 대한 곱지 않는 시선도 있다.

전북 전주 거주 윤모씨(31)는 "당장 백신 접종이 급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번복하는 모습을 보면 괜히 불안해진다"며 "국민에게 확실한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는 책임있는 태도를 보였으면 한다"고 했다.

전주시민 최모씨(29)는 "혈전 등 백신 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근거도 없이 오락가락하는 접종 방침에 혼란을 부추기는 것 같다"며 "오히려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니까 부랴부랴 내놓은 듯한 느낌마저 받는다"고 의심했다.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재개된 12일 오전 광주 북구 지역 예방접종센터가 설치된 북구국민체육센터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혈전 생선 논란으로 잠정 연기·보류됐던 AZ 접종이 이날부터 재개되면서 특수교육 종사자와 유·초·중등 보건교사, 어린이집 장애아 전문 교직원 및 간호인력, 감염취약시설 등을 상대로 접종이 이뤄진다. 다만 30세 미만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2021.4.12/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반면 현 상황에서 30대 미만 접종을 잠시 보류하는 방침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전 서구 거주 직장인 진모씨(28)는 "백신 수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노인 등 위험군을 먼저 접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20대 접종자에 대한 부작용 사례도 있으니 아무래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겠지만, 백신 자체에 대한 불안감을 키울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의 직장인 강모씨(20대)도 "이번에 백신 접종 대상자에서 제외됐다고 해서 빨리 접종 못 받아서 걱정되거나 초조한 마음은 없다"며 "20~30대는 코로나에 감염돼도 합병증이나 사망자 수가 적은 편이니까 AZ 맞는 것보다는 좀 더 기다렸다가 안전하게 화이자나 모더나를 맞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지역 대학생 박모씨(26·여)는 "당장 백신을 맞아야 할 만큼 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백신 접종을 해야할 차례가 와도 부작용 사례가 많아 조금 안정된 이후에 백신을 접종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원 춘천에서 취업준비 중인 권모씨(28)는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해서 초조하거나 이에 대한 불만은 크게 없다"며 "보다 더 안전한 접종을 위한 정부의 방침이니 만큼, 이에 따라 향후 안정된 상황 속에서 백신을 접종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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