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는 백신 교차접종 권고..우리도 필요할까?

안호균 2021. 4. 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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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백신 1차 접종자, 2차땐 다른 백신으로
백신 접종후 희귀 혈전증 위험 해소 목적
우리는 교차접종 선택 안해.."근거 부족"
30세 미만 AZ 백신 2차 접종에 우려 제기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재개한 12일 오후 대구 서구보건소에서 소방관과 보건교사 등 접종 대상자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2021.04.12. lmy@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희귀 혈전증 발생에 대한 우려로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교차 접종을 권고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1차 접종 때는 AZ 백신으로 접종했더라도 2차 접종에는 부작용 위험이 없는 다른 백신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희귀 혈전증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30세 미만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미 1차 접종을 마친 경우에는 교차 접종 없이 AZ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하도록 한다는 계획이어서 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12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고등보건청(HAS)은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55세 미만은 두 번째 접종에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으로 바꿔 맞으라고 권고했다.

도미니크 르귈뤼덱 HAS 청장은 언론에 "안전을 위한 논리적 선택이었고 프랑스 인구를 대상으로 거대한 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접근 방식"이라며 "매우 드물다 해도 혈전을 유발하는 사고에 사람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발 방식이 다른 백신을 차례로 맞는 것을 '교차 접종'이라고 한다. AZ 백신은 코로나19 항원 유전자를 아데노바이러스처럼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 주형에 넣어 체내에 집어넣는 방식이다. 반면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 백신은 항원 유전자를 mRNA 형태로 몸 안에 주입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앞서 독일도 AZ 백신을 접종한 60세 미만에 대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으로 2차 접종을 하라고 권고했다. 프랑스와 독일이 교차 접종을 권한 이유는 AZ 백신의 부작용으로 지목된 뇌정맥동혈전증(CVST) 등 희귀 혈전증이 대부분 60세 미만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교차접종은 백신 부족에 따른 대안으로도 검토돼 왔다.

영국 정부는 특정 백신의 공급 차질에 대비해 지난 2월부터 다른 종류의 백신을 섞어 맞도록 하는 교차 접종에 대한 연구에 돌입했다.

일반적으로 독감 백신이나 폐구균 백신 등을 사용할 때도 교차 접종을 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코로나19 백신들이 교차접종을 통해서도 효과가 유지되는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교차접종이) 이론상 가능할 것으로 추정은 한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는 교차접종을 해도 된다는 근거는 없다"며 "임상시험을 해서 백신들이 서로 간섭해 효능을 떨어뜨리거나 부작용 위험을 늘리는지 등에 대한 근거를 갖고 교차접종이 가능한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우리 방역 당국은 전날 AZ 백신 접종 재개 결정을 내리면서 30세 미만에 대해서는 접종을 제한했다. 30세 미만은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위험이 크지 않아 백신 접종의 이득이 부작용 위험에 비해 큰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다만 AZ 백신으로 1차 접종을 마친 30세 미만에 대해서는 교차접종 없이 2차 접종을 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교차 접종의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지 않았고, 2차 접종에서 혈전증이 발생한 사례가 없어서다. 당국은 1차 접종 후 혈전 등의 부작용이 없다면 2차 접종에서 문제가 생길 위험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혈전 문제로 30세 미만을 접종 대상에서 제외해놓고 이미 1차 접종을 한 13만5000명에 대해서는 AZ 백신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우리 몸에 항원이 들어왔을 때 처음에는 항체가 없어 반응을 보이지 않았더라도 항체가 생성된 뒤 다시 그 물질이 들어오면 면역 반응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1차 접종때 괜찮았다고 해서 2차에서 부작용이 안생긴다는 것도 근거는 없는 것"이라며 "면역학적으로 감작(항원에 의해 항체가 생기는 것)이 돼 있으면 2차에서도 1차에 없던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백신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교차 접종을 선택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안에 공급받기로 한 백신은 총 1억 5200만 회분이지만 상반기 중 공급이 확정된 물량은 1800만 회분에 불과하다. AZ와 화이자 백신만 국내에 공급되고 있고 얀센과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은 아직 도입 일정도 확정되지 않았다. 교차 접종을 선택하더라도 당장 AZ 백신 대신 사용할 대안이 부족한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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