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겨냥했나..文대통령 "새로 취임한 단체장들과 협력해 나가야"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최근 느슨해진 방역 긴장도를 끌어올려야 하겠다"며 "새로 취임한 단체장들과 손발을 맞추고 함께 협력해 나가는 데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정부 방역대책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특별방역 점검회의에서 "지금의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기만 해도 방역단계를 높이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코로나 확산 세를 막는 것이 당장의 급선무가 되었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폭발적 대유행으로 번질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국면"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서 밀리면, 민생과 경제에 부담이 생기더라도, 거리두기 단계 상향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동안 국내 일일신규확진자가 400명대를 유지하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 600명대를 기록하는 등 4차 대유행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이 늘어나는데도 줄어드는 듯했던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크게 증가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감염 경로를 모르는 확진자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수도권의 증가세가 여전한 가운데 비수도권의 비중도 늘어나며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당선된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은 자영업자의 타격을 먼저 고려해 "민생·방역을 지키는 '서울형 상생방역'을 추진하겠다"며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오 시장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률적인 '규제방역'이 아니라, 민생과 방역을 모두 지키는 '상생방역'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고 했다. 오 시장과 문 대통령은 오는 13일에는 국무회의에서 화상으로 만날 예정으로 당분간 방역을 둘러싼 입장차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비율이 현저하게 줄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K-방역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전 세계적인 백신 생산 부족과 백신 생산국의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대다수 나라들이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노력과 대비책으로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을 현저하게 낮추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이달부터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생산이 시작되고 상반기 백신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도 확보했다. 6월부터 완제품이 출시되고, 3분기까지 2천만 회분이 우리 국민들을 위해 공급될 예정"이라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