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이 주는 건 아름다움만이 아니었구나~

2021. 4. 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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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한복이었을까 아님 배냇저고리부터였을까. 우리나라 전통 옷인 한복은 줄곧 우리와 함께했다. 

한복주간 남원 전시.(사진=KCDF 제공)


내 경우만 봐도 그렇다. 어렸을 적, 명절 날 친척 집에 한복을 입고 가면 칭찬을 들어 계속 한복을 고집했다. 물론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기엔 아직 이른 나이였다. 자연스레 커가면서 색동저고리가 예뻐 보이다가, 또 언젠가부터 어른스럽다며 단색 저고리를 선호했다. 

한복에 대한 자긍심은 스스로 느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한복과 함께했지만 정작 한복을 제대로 느끼게 된 건 외국에서였다. 요즘과 달리 그 때는 우리나라 거리에서 한복을 자주 볼 수 없던 시절이었다. 그래도 외국에 가면서 한복은 가져가야 할 것 같아 엄마 한복을 빌려 트렁크에 넣었다. 

학교 행사 날, 하늘거리는 한복을 선보였을 때, 외국 친구들 열띤 반응에 내가 더 놀랐다. 한복을 치마, 저고리로 알고 있던 친구들에게 일일이 설명을 해주며 내심 뿌듯했다. 칭찬을 마지않던 친구들은 기숙사로 놀러 와 번갈아 한복을 입어보며 사진을 찍었다. 나 역시 다른 나라 전통 의상을 입어보니, 한복이 편하고 예쁘다는 걸 깨달았다. 입기 간편했고, 품이 넉넉해 숨 쉬고 걷는데 수월했다. 그리고 살포시 날리는 치맛단이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2021 봄 한복문화주간 포스터.(출처=문화체육관광부)


4월 9일부터 18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에서 ‘2021 봄 한복문화주간’을 진행하고 있다. ‘한복문화주간’은 2018년부터 매년 10월에 개최해 왔는데, 올해는 작년 10월 수해를 입은 참여 지자체의 요청으로 봄과 가을 2회 개최한다. 이에 경북 경주시, 서울 종로구, 전북 남원시 등 전국 7개의 지자체가 함께한다.  

한복주간 남원 전시, 미술관에 온 한복 - Dialogue, 상춘곡.(사진=KCDF 제공)


다양한 온, 오프라인 행사도 진행한다. 서울에서는 4월 9~18일까지 명동 등 시내 영화관 3곳에 ‘한복사랑관’을 운영, 한복을 입은 선착순 1000명은 한국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4월 13~ 25일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케이팝 X 한복’ 전시회를 개최한다. 방탄소년단, 오마이걸, 지코 등 한류스타가 입었던 한복 25벌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한복문화주간’ 기념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시구를 한 모모랜드.(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걸그룹 모모랜드가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한복을 입고 시구를 하기도 했다. 서울은 물론 전국 7개 지역에서도 패션쇼와 사진관, 체험 행사, 그림 공모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각 세부 프로그램은 한복문화주간 누리집(http://www.hanbokweek.com/)을 확인하면 좋겠다. 

한복진흥센터 인스타그램에서 여러가지 이벤트를 열고 있다.(출처=한복진흥센터)


비대면 온라인 행사도 못지않다. 이미 3월에는 ‘봄 한복문화주간’ 계기로 ‘한복한 일상-한복 고쳐 입기’ 행사를 진행했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사연은 추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니 기대가 된다. 

지난 삼일절에도 영화관에서 한복문화를 알리는 행사를 개최하고 한복 마스크 등을 선사했다. 이 행사는 한복진흥센터 유튜브(www.youtube.com/officialhackr)에서 시청할 수 있다. 현재는 외국인 한복 사진 투표를 통해 경품을 주는 이벤트 등을 열고 있다. 또 온라인 한복상점에서는 신규 가입 회원을 대상으로 쿠폰 행사도 연다.

한복주간 남원 전시.(사진=KCDF 제공)


이번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이것저것 살펴보니 자연스레 한복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둥글고 넓은 소매는 주머니 역할을 하며 작은 소지품을 소지할 수 있고, 저고리나 두루마기 등의 깃 위에 좁게 다는 흰색의 긴 헝겊인 동정은 떼내고 부착하기 쉽게 돼 있다. 

체형 커버에도 그만이다. 넓은 어깨를 좁게 보이게 하고 굽은 등은 펴 보이게 해준다니 솔깃해진다. 춘향이를 비롯한 옛 조상들의 고운 선과 고고한 맵시는 한복에서 더해지는 게 아니었을까.    

창덕궁을 수놓은 주머니. 한복 천을 사용해 더 예쁘다.


점점 한복은 우리에게 한층 더 가까이 와있다. 작년부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국민참여혁신단을 하면서 공예에 관심을 두게 돼 그런지, 한복 자투리로 만든 제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남는 한복 천이나 오래된 한복을 머리끈이나 주머니, 마스크, 장식품, 컵 받침 등으로 만든 걸 보면 가벼운 데다 고급스럽고 화사하다. 새활용으로 이만한 게 있으랴. 

코로나19가 사라져 곳곳에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코로나19로 궁궐이나 거리에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못 봐 아쉽지만, 한복은 또 다른 곳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얼마 전 돌을 맞은 조카도, 올해 25개교로 늘어난 한복 교복 학교 학생들도 한복을 입고 있다. 또 종로구 직원들은 매월 둘째 주 화요일 등에 한복을 착용하거나, 문화체육관광부 직원들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한복 입기 좋은 날’로 정해 자율적으로 한복 입기에 동참하고 있다.   

2018년 공예대전에서 만난 한복 전시.


우리나라 사람이 한복에 관심을 두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우리 문화를 정확히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더 이상 특별한 날이 아닌 365일, 우리 일상에서 한복의 아름다움을 찬찬히 느껴보면 좋겠다. 올해 한복문화주간 슬로건 역시 ‘한복을 일상처럼, 일상을 한복처럼(Everyday as Hanbok , Hanbok as Everyday)’이다. 

한복문화주간 누리집 : http://www.hanbokweek.com/main/index.php   
한복문화주간 X 한복상점 누리집 : https://www.hanbokexpo.com/main/index
한복진흥센터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hackr.official/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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