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규모로 기업 호출했던 靑..재보선 출구조사 나오자마자 취소
이정혁 기자 2021. 4. 12. 16:32
청와대가 대규모의 경제인 초청 행사를 열려다 4·7재보선 참패 여파로 전격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디지털 뉴딜'을 논의하려던 자리로, 초청 명단에는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경제단체, 금융사·플랫폼 업체 오너 등이 대거 포함됐다. 임기 말 재계와 소통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기대한 청와대의 동력 확보 구상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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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총수 모두 호출... 4·7재보선 당일 오후 취소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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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와 정부는 오는 21일 영빈관 재개관 첫 행사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뉴딜 전략 대화'를 열기로 했지만, 재보궐 선거 당일인 지난 7일 오후 기업들에게 돌연 취소를 통보했다. 당시 출구 조사 결과 여당의 완패가 기정사실화되자 이를 황급히 취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디지털 뉴딜은 그린 뉴딜과 함께 '한국판 뉴딜'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디지털 뉴딜을 강조해왔다.
당초 참석자는 삼성(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현대차(정의선 회장), SK 겸 대한상공회의소(최태원 회장), LG(구광모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모두 초청받았다.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회장과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쿠팡 이사회 김범석 의장, 토스 창업자 이승건 대표 등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 오너들도 이름을 올렸다.
4대 그룹의 한 핵심 임원은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금융위원회 주도로 총수 상당수가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별히 연기됐다거나 하는 말은 듣지 못했고 취소만 통보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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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대기업 만남 내달 연기되나...與 참패에 '속도 조절'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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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취임 후 첫 참석이었는데,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경제계와의 소통과 협력을 위해 통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장들을 잇따라 만났다. 이번 행사는 문 대통령의 임기를 1년여 남기고 경제 분야 국정과제의 동력 확보 차원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선 전초전' 격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탓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여당 지도부 총사퇴와 개각 등 인적쇄신이 예정된 상황인 만큼 행사가 다음 달로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시각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여당에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로 행사를 잠정 연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디지털 뉴딜은 문재인정부 핵심 국정과제이기 때문에 민주당 새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뽑히면 곧바로 행사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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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은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 논의하는데"...선거판에 휩쓸리는 韓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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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 타개를 위해 자국은 물론 삼성전자 등 해외 기업까지 백악관으로 불러들인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판에 휩쓸려다니는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는 자조적 기류도 감지된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서만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대한민국혁신산업대전(한국판 CES), 코로나19(COVID-19) 경제계 간담회, 상공인의 날 등 재계 관련 행사 때마다 총수들이 불려나가거나 참여 요청을 수시로 받는 것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다. 실제 4대 그룹 총수는 거의 대부분의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청와대는 소통과 협력 차원에서 경제인들을 초청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또 다른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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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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