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오취리 향한 악플에서 드러난 '삐뚤어진 정의' [이슈파인더]

송오정 2021. 4. 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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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를 향한 무분별한 악플에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만 드러났다.

최근 샘 오취리가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근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 가치관이 부딪히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이슈지만, 샘 오취리를 향한 무분별한 악플이 이 논쟁의 의미 자체를 폄훼하고 있다.

현재 샘 오취리 유튜브 댓글창에는 앞선 과오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흑인'을 향한 악플이 다수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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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송오정 기자]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를 향한 무분별한 악플에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만 드러났다.

최근 샘 오취리가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근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를 통한 활동 재개 움직임에, 샘 오취리의 인종차별 및 성희롱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샘 오취리는 지난해 개인 인스타그램에 의정부고 일부 학생이 관짝소년단으로 유명세를 얻은 Coffin Dance 패러디 사진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얼굴을 검게 칠한 모습이 흑인에게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 지적한 것이다.

다만 일반 학생들을 모자이크 없이 도마 위에 오르게 하고, 피드백 및 사과문에서 함께 적힌 한국어와 영어가 서로 다른 논조를 가지는 등 앞뒤 다른 태도가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샘 오취리의 경솔한 사과문은 비난을 피하기에 급급한 것으로 보였고, 과거 행적까지 파헤쳐지면서 결국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며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물론 '블랙페이스 사건이 인종차별이냐 아니냐', '인종차별 경계는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민감한 문제를 바라보면 다방면의 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특히 한국에서는 제대로 논의된 적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 가치관이 부딪히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이슈지만, 샘 오취리를 향한 무분별한 악플이 이 논쟁의 의미 자체를 폄훼하고 있다.

현재 샘 오취리 유튜브 댓글창에는 앞선 과오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흑인'을 향한 악플이 다수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샘 오취리를 향한 욕설을 넘어, 흑인을 비하하는 단어를 나열하거나, 식민 지배당했던 역사를 조롱했다.

이들이 드러낸 흑인 혐오 악플은 인종차별 그 자체다. 동양인을 차별했다는 이유로 분노한 사람들이 흑인을 향한 혐오는 마음껏 내뱉는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줄임말, 남에겐 매섭지만 자신에겐 관대한 이중적 태도)을 보이고 있다.

혹자는 샘 오취리에게서 1차적 책임이 있다며 '자업자득'이라는 말로 악플을 합리화했다. 그러나 샘 오취리 개인의 잘못이 흑인 전체를 매도하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유럽 및 미국 전역에 퍼진 동양인 혐오 이슈와 맞물린 분노라기엔 "한국에서 나대는 외국인들한테 제대로 본보기를 보여줘야 함"이라는 기조의 댓글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비난을 위한 비난이 돼버리면서, 대체 무엇을 위한 비난인지 방향조차 잃은 모양새다. 이는 인종차별은 핑계인 '화풀이'이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점은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 본질을 벗어나 과열된 비난은 정당한 비판 의도를 흐린 삐뚤어진 정의다. 성숙한 문제 제기와 비판이 뒷받침될 때야말로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사진=뉴스엔DB)

뉴스엔 송오정 songo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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