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몰카 범죄 20대 무릎꿇고 빌었지만 징역 5년 등 온라인 성범죄에 법원 엄벌 잇달아

텔레그램 'n번방'을 운영한 '갓갓' 문형욱(24)에게 징역 34년형이 선고된 데 이어 미성년자와 성관계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약 3000 개에 달하는 성 착취물을 구매한 20대가 항소심에게도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온라인 성착취 범죄에 대한 법원의 단호한 판결이 잇따라 주목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배포와 음란물 소지,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9월 미성년자와 성관계하는 영상을 촬영했다. 이어 이듬해 10월에는 또 다른 미성년자와 영상통화를 하며 신체 부위 노출을 요구한 뒤 이를 녹화했다.

이런 식으로 A씨가 피해자 동의 없이 몰래 촬영한 성관계 영상만 9차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9년 8월에는 텔레그램 'n번방'과 유사한 대화방을 운영한 '켈리' 신모(33)씨에게 성 착취물 약 3000 개를 구매하기도 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항소심에서 주어진 최후진술 기회에 갑자기 무릎을 꿇고는 "구속된 1년간 정말 많이 반성했다. 다시는 이런 죄를 짓지 않고 남은 인생을 바르게 살아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신적·육체적으로 미성숙한 아동·청소년을 성적 욕구의 해소 대상으로 삼아 범행을 저질렀고, 집행유예 기간에도 일부 범행을 저질렀다"며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제작·배포한 혐의 등으로 '갓갓' 문형욱(24)에게 내린 1심 판결(징역 34년)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죄질에 비해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판단해 항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형욱 측 변호인은 "형량이 무겁다"며 지난 9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문형욱은 지난 8일 법원에 의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가 인정돼 징역 34년을 선고받았다.

또 신상 정보 공개 10년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을 명령했다.

문형욱의 항소심 재판은 대구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