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을 받고 마약을 배달하던 퀵서비스 기사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마약사범 2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3단독 차승환 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B(26)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법원은 이들에게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월 16일 오전 2시쯤 타인으로부터 구입한 향정신성의약품(케타민)을 B씨에게 배송하기 위해 퀵서비스를 이용했다. B씨는 구입대금으로 A씨에게 430만원을 입금한 상태였다.
퀵서비스 기사는 A씨로부터 배달요청을 받은 박스를 들고 경기도 평택 지제역에서 SRT에 탑승해 대전까지 이동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달을 지나치게 독촉하는 B씨와 청테이프로 전체 박스를 덮은 포장 상태 등에 수상함을 느끼고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스 내부에는 마약으로 이용되는 케타민이 들어있었다. 지인 사이였던 A씨와 B씨는 같은 달 15일부터 25일까지 각각 서울과 대전 등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 판사는 “마약을 투약·매매 알선하거나 미수에 그친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 죄질은 가볍지 않다”면서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