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율 0.533, 이용규를 이을 한화의 1번 정은원의 발견
[스포츠경향]
이용규(36)가 FA로 입단한 2014년부터 한화의 붙박이 1번타자는 이용규였다. 2014년부터 2020년 전 경기로 따져봐도 이용규는 406경기에서 톱타자로 나섰다. 이 기간 중 1번 타자 빈도로 따지면 NC 박민우, 삼성 박해민, 키움 서건창 다음이었다.
이용규가 지난해 팀을 떠난 후 한화의 고민 역시 이 1번 타순이었다. 물론 노수광 등 다른 대안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한화의 팀 컬러가 중장거리 타자들로 짜여있었기 때문이다. 1번 타자가 공격의 활로를 열고 다양한 작전으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 일은 한화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보기 쉽지 않은 풍경이 되고 있었다.
결국 외부에서 영입이 없다면 내부에서 육성해야 한다. 한화는 이번 시즌 아직은 초반이지만 정은원(21)이라는 1번을 발굴해냈다. 지난해 딱 ‘1’이었던 볼삼비(볼넷 대비 삼진비율)은 올해 볼넷이 더 늘어났다. 볼넷 10개로 리그 1위 그리고 출루율은 0.533으로 리그 3위. 올해 한화의 달라진 야구는 정은원을 보면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이제 데뷔 4년차인 정은원에게 지난해는 다양한 의미로 ‘커리어 로우’ 시즌이었다. 2018년 입단하자마자 바로 주전을 꿰차며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정은원은 2019년 142경기를 뛰며 타율 0.262, 148안타에 57타점 등 가장 빛나는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해는 타율 0.248에 타점은 29점에 그쳤다. 그나마 데뷔 첫 해 0.44, 2019년 0.48에 그쳤던 볼삼비가 1에 맞았던 것이 수확이었다.
새로 부임한 한화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는 이 점에 집중했다. 정은원이 타격실력 뿐 아니라 공을 골라내는 능력도 좋다는 것을 깨닫고 그 능력을 더욱 키우는 쪽으로 발전을 유도했던 것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역시 단순한 타율 지표보다는 출루율과 장타율, 즉 OPS의 향상에 더욱 신경썼고 정은원은 겨우내 자신만의 존을 설정하는데 큰 공을 들였다.
한화 김남형 타격코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은원은 기본적으로 선구안이 좋다. 올해부터는 거기에 전력분석을 통해 투수별로 자신이 쳐야할 볼과 버려야할 볼을 정해 계획을 가지고 경기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워싱턴 코치의 지침이 존 설정이었지만 정은원의 경우는 좀 더 분석을 세분화해 투수별, 카운트별, 상황별로 세분화된 데이터를 갖고 학습에 들어갔다.
효과는 개막전부터 드러났다. KT와의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볼넷을 세 개나 골라나간 것이다. 그 이후 10일 두산전을 제외하고는 매 경기 볼넷을 골랐다. 7경기 중 무안타에 그친 날이 3경기였지만 거의 모든 경기 1번 타자 정은원이 출루한 경기였던 셈이다. 거기에 올시즌 들어 훨씬 일취월장한 기량을 보여주는 박정현이 2번으로 뒤를 받치자 공격에는 더욱 숨통이 트였다. 아직 초반이지만 팀의 1차 목표인 5할 승률에 근접하는 경기력은 이 테이블세터진의 힘에서 나온다.
김남형 타격코치는 “본인이 설정한 존에 들어오는 공은 놓치지 않고 있다. 공격적으로 타격에 임하는 점 역시 잘 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타 역시 초반에는 없다가 서서히 늘어 9, 10, 11일 두산과의 3연전에서는 매 경기 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올시즌 전 경기 정은원을 1번에 기용하면서 신뢰를 보내는 중이다.
정은원이 지금 같은 활약만 유지한다면 한화는 지난해 유일한 규정타석 이용규의 빈자리를 떠올릴 필요가 없게 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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