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접종 대상 30세 미만 64만명, 3분기 이후로 미룬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하 AZ 백신) 접종 대상자를 30세 이상으로 제한함에 따라, 2분기 접종 대상이던 30세 미만자의 접종 일정이 사실상 6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가뜩이나 느린 국내 백신 접종 계획에 더 큰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정유진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하 추진단) 백신도입팀장은 "2분기 (당초) AZ 백신 접종대상자 중 30세 미만은 약 64만 명으로, 상당수가 사회필수요원으로 분류된 군인"이라며 "이분들의 접종시기는 6월 백신 도입일정 등을 고려해서 추후에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분기에 백신을 접종받아야 할 30세 미만자 64만 명의 백신 접종 일정이 6월 이후로 사실상 연기됐다는 설명이다. 이들 64만 명은 기존 2분기 AZ 백신 접종 대상자 770만 명의 8.3%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접종 속도가 느린 한국의 방역대책에 더 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글로벌 백신 수급 경쟁으로 인해 기존 수급 계획도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2분기 내에 국민 총 1200만 명에게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에 들어왔거나, 도입 일정이 구체적으로 확정된 백신 물량은 889만5000명분에 불과하다. 310만5000명분의 백신 수급 일정이 구체화하지 못했다.
당장 2분기 AZ 백신의 대안으로 30세 미만에게 접종 가능한 백신 중 도입이 확정된 물량은 화이자 백신뿐이다. 약 300만 명분이 국내에 2분기 중 들어오지만, 이는 75세 이상 고령자가 접종 대상자다.
그마저도 물량이 모자란다. 2분기 접종이 예정된 75세 이상 고령자는 총 379만8000여 명이다. 이들이 맞아야 할 화이자 백신 물량은 759만6000회분에 달한다.
정부는 2분기 중 얀센 600만 명분, 모더나 2000만 명분, 노바백스 2000만 명분의 백신을 각각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정확한 도입 일정은 확정되지 못했다.
특히 얀센 백신의 경우 AZ 백신과 마찬가지로 혈전 발생 등의 부작용이 알려져 신뢰성 논란마저 일고 있다. 미국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조지아, 아이오와 등 총 4개 주가 얀센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가뜩이나 느린 접종 속도가 백신 수급 차질, AZ 백신 혈전 논란 등으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한 셈이다.
이날 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 백신 접종 시작 후 전날까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한 이는 총 115만7255명이다.
국내 인구 약 5200만 명 중 2.23%만이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이는 세계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느린 수준이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org)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현재 1차 접종을 완료한 국가 상위 1위는 이스라엘로 61.35%며, 미국35.0%, 바레인 33.0%, 헝가리 29.4% 등도 높은 수준의 접종률을 보였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접종 속도가 최악 수준인 일본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접종 속도를 유지하는 정도다.
대규모 접종을 위해서는 기존 접종 계획자의 신속한 접종이 필요하지만, 백신 수급 차질과 30세 미만자 AZ 백신 접종 제외 결정에 따라 그 속도는 더 늦춰지게 됐다.
30세 미만 2분기 접종 대상자의 접종 시기가 3분기로 미뤄질 경우, 3분기 접종 대상자는 그만큼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불투명한 백신 수급 전망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큰 접종 고비가 다가오는 게 불가피해졌다.
당초 정부가 공언한 상반기 1200만 명 접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11월 집단면역 달성도 매우 어려워 보인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을 검토하거나, 유럽처럼 1차 접종 대상자의 2차 접종 시기를 기존보다 더 늦춰 최대한 많은 1차 접종자를 확보하는 식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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