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멩덴=0승..엇박자로 출발한 KIA의 선발 플랜
[스포츠경향]
KIA가 계획과 완전히 다른 출발을 하고 있다. 마운드 계산이 빗나갔다.
KIA는 지난 9~11일 NC에게 홈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원정에서 키움 3연전을 싹쓸이 한 기세를 놓친 데다 외국인 원투펀치를 내고도 ‘스윕’을 당한 것이 치명적이다.
애런 브룩스는 3연전의 첫날인 9일 등판해 4.1이닝 10안타 7실점으로 부진했다. 입단 이후 한 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적 없던 브룩스는 4일 두산과 개막전에서 7.1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하지 못한 데 이어 두번째 등판에서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2경기 만에 2패를 안았다. 다니엘 멩덴은 11일 등판해 5이닝 7안타 4실점으로 물러났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6일 키움전에서 5.2이닝 3안타 3실점했지만 5회까지 주자를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압도적 투구를 했던 것과는 달리 4회에 홈런 2방을 맞았다.
KIA의 계산이 첫 로테이션에서부터 빗나갔다.
국내 선발이 취약한 KIA는 두 외국인 선발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오랜 에이스 양현종을 떠나보낸 뒤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젊은 투수들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려야 하는 상황이 되자 두 외국인 투수를 5일 간격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일주일 6경기 체제에서 5인 선발 로테이션으로 돌리면 대부분 닷새 쉬고 다시 등판한다. 보통은 순서에 따라 한 명만 나흘을 쉬고 일주일에 2번 던지게 되지만 KIA는 외국인 투수 둘을 모두 나흘 휴식 체제로 투입하겠다고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규정이닝 경험이 전혀 없는 국내 선발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외국인 투수 둘에게 사실상 ‘올인’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 브룩스와 멩덴이 첫 등판 뒤 나흘 쉬고 나선 두번째 경기에서 모두 부진했다.
국내 선발 중 가장 경험 많은 투수는 임기영이다. 10일 NC전에서 3.2이닝 만에 7안타(2홈런) 3볼넷 8실점으로 무너졌다. KIA로서는 실질적인 올시즌 1~3선발을 투입한 NC와 첫 3연전을 싹쓸이 당했다.
KIA는 개막 이후 3승 4패를 기록했다. 3승은 모두 구원승이다. 키움과 6~7일 연장 접전을 승리한 뒤 마지막날(8일)도 역전으로 간신히 이겼다. 선발승이 아직 없는 KIA는 선발 평균자책이 7.71로 치솟아 마운드 꼴찌로 출발하게 됐다.
아직 개막 직후인 데다 브룩스와 멩덴도 2경기씩만 던졌다. 외국인 투수 활용법까지 재고하기는 이르지만 일부 계획은 좀 더 돌아볼 필요가 생겼다.
개막 직전 수정했던 선발 구성은 다시 수정되고 있다. KIA는 지난해 임기영과 함께 선발로 뛴 이민우를 롱릴리프로 보내고 신예 김현수를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깜짝 합류시켰다. 김현수는 7일 키움전에서 3.1이닝 만에 5안타 6실점(4자책)하고 물러난 뒤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13일 롯데전은 순서상 엔트리에 없는 김현수의 차례다. KIA는 이민우를 선발로 예고했다. 순서대로면 롯데 3연전에는 이민우 뒤에 브룩스가 나흘 쉬고 다시 등판한다. KIA의 올시즌 선발 로테이션이 예상보다 매우 일찍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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