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 전격 합의, 2차전지주 '한단계' 레벨업 할까?

김민기 2021. 4. 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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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놓고 미국에서 법적 분쟁을 벌였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이 입주해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모습.
[파이낸셜뉴스] ‘배터리 전쟁’을 벌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격 합의로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2차전지 관련 주가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배터리 업체뿐 아니라 소재주도 동반 상승하면서 2차전지 섹터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주가가 한단계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12일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 대비 2만8500원(11.97%) 오른 26만6500원에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자회사로 둔 LG화학도 전 거래일 대비 5000원(0.62%) 오른 8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은 장중 18.49%까지 올랐고 LG화학도 4.06%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2차전지 대장주인 두 업체가 소송을 취하하고 전격 합의하면서 미래 성장산업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에 관련 소재주도 강세를 보였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미국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SK이노베이션 매출 비중이 높은 납품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이 8.54%, 엘앤에프 7.76%, SKC 5.49% 상승했다. SKC는 이날 장중 10.26% 상승하며 15만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중 유럽에 공장을 보유한 소재 업체인 솔루스첨단소재 6.22%, 동화기업 6.06% 상승했고 보유예정 기업인 포스코케미칼도 4.97% 올랐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SK 미국 조지아 공장으로 양극재 약 1000톤을 공급할 계획이라 주가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합의로 한동안 주춤했던 2차전지 섹터가 다시 한 번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났다. 앞서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올 2월부터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고평가 논란, 폴크스바겐의 배터리 생산 내재화 선언 등으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며 하락했다.

지난달 폴크스바겐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주로 만드는 ‘파우치형’ 배터리 대신 중국 CATL 등이 주로 생산하는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쓰겠다고 밝히면서 주가도 치명타를 입었다. 이에 배터리 소송을 이어온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도 올해 최고점 대비 24.6%, 36.4% 급락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2차전지 관련 소재 밸류체인기업들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미국의 2차전지 공급망 강화에 LG·SK가 핵심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는 미국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고, 관련된 소재와 장비 기업 또한 전방 시장 확대를 기대할 수 있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윈윈(Win-Win)인 합의"라고 평가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이번 합의에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2조원이라는 재무적 부담이 여전하지만 자회사인 2차전지 분리막업체 SKIET(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의 상장, 실적 개선 등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다하는 평가다. 1·4분기 매출 예상치는 전년 동기 대비 11.4%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영업이익도 345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 40만원,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34만원 등 증권가도 연이어 목표주가를 올렸다.

박일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송 비용 제거에 따른 실적 및 밸류에이션 상향으로 배터리 가치를 4조1000억원에서 9조5000억원으로 상향한다"며 "SK이노베이션의 SOTP을 통해 산출한 기업 가치는 총 31조원으로 현재 시가총액 대비 42.9%의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LG화학 또한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합의를 통해 유입되는 총 2조원의 현금으로 투자재원을 확보하게 됐고 미국의 2차전지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자금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는 보상금으로 추가 설비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됐고, SK는 글로벌 3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 확실한 미국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된다"며 "이번 합의로 K-배터리 업체들이 선점한 미국시장에서 전기차업체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굳건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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