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에 십자포화.. 장제원 "안 잡아서 삐쳤나?" 구혁모 "김종인이 김종인했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건방지게…”라고 비판한 게 알려진 후 야권에선 그를 향한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기고만장(氣高萬丈)이다. 전임 비대위원장이 선거 이후 가장 경계해야 할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라며 “재임 시절엔 당을 흔들지 말라고 하더니, 자신은 나가자마자 당을 흔들어 대고 있다. 문재인 정권 욕하면서 따라한다고, 뉴욕 타임즈에서 언급한 내로남불(Naeronambul)인가. 심술인가. 아니면 ‘태상왕’이라도 된 건가”라고 김 전 위원장을 ‘저격’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공개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의 승리를 두고 ‘야권의 승리’라고 언급한 것에 관해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나. 자기가 이번 승리를 가져왔다는 건가”라고 물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당과 합당하면 당협위원장을 나눠 먹어야 하고, 당이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지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솔직히 무슨 실체가 있나. 비례대표 세 사람뿐”이라며 “안철수는 지금 국민의힘과 합당해서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욕심이 딱 보이는 것 아닌가.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지난 8일 마지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앞두고 주요 당직자들과의 티타임에서 “안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을 축하하며 ‘야권의 승리’를 운운했는데 건방진 소리다. 국민의힘이 승리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장 의원은 “무슨 미련이 남아 그토록 독설을 퍼붓는지 모르겠다”면서 “당이 붙잡아주지 않아 삐친 건가”라고 거듭 물었다.
장 의원은 “뜬금없이 안 대표를 항해 토사구팽식 막말로 야권 통합에 침까지 뱉고 있으니, 자아도취(自我陶醉)에 빠져 주체를 못하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면서 “팔을 걷어 붙이고 우리를 도와준 상대에게 고맙다는 말은 하지 못할 망정, ‘건방지다’라는 막말을 돌려 주는 것, 그것이 더 건방진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안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합쳐질 수 없다. 아무 관계도 없는데 안 대표가 마음대로 남의 이름을 가져다가 얘기한 것’이라고 한 것에 관해선 ‘비아냥을 넘은 욕설’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자신은 윤 전 총장의 이름을 얘기한 적 없는가.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다면서 왜 남의 이름을 가져다 얘기를 하는가. 앞뒤가 맞지 않아 어이가 없다”면서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는 (김 전 위원장의) 마지막 메시지는 허언이었나 보다. 본인은 착각을 넘어 몽롱해 있는 것 같아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승리한 자의 오만은 패배를 부른다’는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모든 승리의 공을 독점해서 대선정국을
장악해 보려는 탐욕적 청부 정치, 가슴 없는 기술자 정치는 이제 끝냈으면 좋겠다. 진정한 자강이란 순수성이 결여된 훈수나 두는 사람의 한두 마디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가 정한 통합의 길, 혁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일 것”이라며 긴 글을 마쳤다.
전날 같은 당 배현진 의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선거도 끝났는데,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에 서른 살도 넘게 어린 아들 같은 정치인에게 마치 스토킹처럼 집요하게 분노 표출을 하시겠는가”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당도 가만 있지 않았다. 국민의당 구혁모 최고위원이 12일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맹공했다.
화성시 의원이자 당 전국청년위원장인 구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종인이 김종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야권은 오로지 국민의힘만 있다는 오만불손함과 정당을 단순히 국회의원 수로만 평가하고 이를 폄훼하는 행태는 구태 정치인의 표본이며 국민에게 매우 건방진 행동”이라며 그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구 최고위원은 “단일화 필요성에 유불리를 따져가며 매번 말을 바꾸는 가벼운 행동은 본인이 오랜 세월 쌓았던 공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모습”이라고 지적한 뒤, “애초에 국회의원 시절 뇌물수수로 징역형을 받아 의원직이 박탈된 범죄자 신분이었으니 쌓았던 공도 그렇게 크진 않은 것 같다”라고 비꼬았다.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 ‘별의 순간’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선 “4차 산업혁명 시대와는 동떨어지게 고대 역사의 점성가처럼 별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 최고위원은 “일각에서는 본인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언감생심 풍문이 돌고 있다”며 “이제는 정치에 미련 없이 깨끗하게 물러나 남은 시간 무탈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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